고성군 토성면 성천리에 지난 18일 오픈한 ‘문베어브루잉’(대표 조원호)이 한국수제맥주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문베어브루잉’에서 브루어리투어와 샵 매니저를 담당하고 있는 김현기 과장은 “탁 트인 동해바다의 청정한 자연환경과 설악산자락의 깨끗한 지하수를 이용해 ‘문베어브루잉’만의 특색있는 맥주를 생산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지난 2014년부터 브루어리의 설계와 지금의 맥주 생산까지 함께 하고 있는 캐나다 토론토 출신의 양조전문가 랍 티들리 씨는 브루어리를 이곳 고성에 자리 잡은 이유에 대해 단연 ‘물’이라고 강조한다.
“여기서 생산하는 모든 맥주는 지하 250m에서 끌어올린 암반수를 사용하고 있어요. 이곳의 물은 칼슘 및 마그네슘과 같은 미네랄 이온이 들어 있지 않은 연수라 원하는 만큼 미네랄을 첨가해 다양한 맛의 맥주를 만들어 낼 수 있죠.”
‘문베어브루잉’은 ‘금강산 골든에일’, ‘한라산 윗비어’, ‘백두산IPA’ 등 한국을 대표하는 산을 모티브로 한 총 3가지 맥주를 생산, 판매하고 있다.
“‘금강산 골드에일’은 향긋한 청량감과 묵직한 바디감이 있는 라거를 선호하는 분들께 추천하는 맥주에요. 산뜻한 느낌의 ‘한라산 윗비어’는 흔히 호가든과 같은 ‘밀맥주’라고 하죠. 보리와 고수씨앗, 오렌지 껍질을 더해 달콤쌉사름한 산미를 느낄 수 있어요. 올해 2월 출시된 ‘백두산 IPA’는 한반도에서 가장 높은 백두산과 걸맞게 도수도 6.3%로 가장 높아요. 쓴맛도 50을 자랑하며 백두산의 정체성을 공고히 하고 있죠. 특히 더블 드라이 호핑 공법으로 제조해 홉의 향을 배가시켜 IPA의 개성을 고수하면서 쓴맛을 줄인 게 특징이에요.”
김 과장은 문베어브루잉이 한반도의 명산과 반달곰을 브랜드의 상징으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 “강한 생명력을 가진 백두대간을 대표하는 반달곰은 크래프트 맥주의 명맥을 잇기 위해 숱한 고비를 넘겨온 문베어브루잉의 정신을 상징하고 있다. 아울러 맥주의 이름으로 서로 다른 개성을 지닌 명산의 이름을 채택한 것은 틀에 얽매이지 않고 제품마다 독특한 맛과 향을 지닌 우리 제품의 테마를 나타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장을 찾는 고객들은 130석 규모의 탭하우스 좌석에 앉아 자신이 마시는 맥주가 국내에서 손꼽히는 최첨단 설비로 생산되는 모습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이색체험도 즐길 수 있다.
‘문베어브루잉’은 1만원대 참가비로 서울에서 고성까지 브루어리투어를 할 수 있는 관광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이달까지는 무료 투어가 가능하며 8월부터는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투어에 참가하면 맥주의 원료가 되는 홉, 보리 등 곡물이 액즙 되어 발효와 숙성을 거쳐 맥주가 양조되는 전 과정을 직접 볼 수 있다. 또 갓 뽑은 맥주를 시음할 수 있다.
‘문베어브루잉’은 지난 12일 삼포해변에서 열린 미드나잇피트닉페스티벌에 팝업스토어를 열고 수제맥주를 사랑하는 ‘맥덕’들에게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내달 1일부터 5일까지 속초해변에서 열리는 비어샤워페스티벌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김 과장은 “지역과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며 “지역 홉농장에서 생산한 홉을 원료로 맥주를 제조하고 속초의 문우당서점, 칠성조선소 등 속초와 고성만의 특색 있는 문화콘텐츠와 접목한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지현 기자 orrola@hanmail.net
‘문베어브루잉’ 헤드브루어인 랍 티들리 씨가 여과기에서 맥즙을 생산하고 있다.(문베어브루잉 제공)
고성군 토성면 성천리에 위치한 ‘문베어브루잉’의 내부전경.(문베어브루잉 제공)
‘문베어브루잉’ 김현기 과장이 브루어리투어체험객들에게 맥주가 양조되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문베어브루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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