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피서성수기가 다가왔지만 속초 연안에서 오징어가 거의 잡히지 않아 오징어 맨손 잡기 축제를 준비 중인 장사청년회와 피서특수를 기대하는 동명항 난전상가들이 바다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속초시의 어황 통계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6일까지 속초수협과 대포수협의 오징어 활어 위판량은 463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45톤보다 218톤(47%) 증가했다. 위판고도 33억5,400만원으로 지난해 27억5,500만원보다 18%(5억,9000만원) 늘어났다.
하지만 이 같은 어획량 증가에도 올해는 예년과 달리 속초연안에서 오징어가 전혀 잡히지 않고, 먼 바다 조업상황에 따라 어획량이 들쑥날쑥해 본격적인 피서철을 앞두고 어업인들과 축제 관계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속초수협 관계자는 “올해는 속초연안에서 오징어가 전혀 잡히지 않은데다, 이달 하순부터는 먼 바다에서도 오징어가 거의 잡히지 않는 시기여서 피서철 물량확보가 걱정”이라고 했다.
한 난전상인도 “지난 17일에도 울릉도·독도 인근 해상으로 조업에 나선 30톤 이상 대형 채낚기어선들이 위판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판매물량을 확보하지 못한 일부 난전상가들이 장사를 포기해야만 했다”며 “속초연안에서 오징어가 계속 안 나면 피서성수기에도 영업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수협에 따르면 최근 들어 위판량이 많을 때(300~400급)는 급당(20마리) 4만원~5만원 하던 위판가격이 먼 바다에서도 오징어가 잡히지 않을 때(100급 이하)는 8만원~10만원으로 두 배 정도 치솟는다.
상황이 이렇자, 오는 27일~다음달 4일까지 9일간 장사항에서 오징어 맨손 잡기 축제를 개최하는 장사청년회가 축제물량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장사청년회는 축제 기간 동안 하루 40~50급씩 총 400여급의 오징어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엄명길 장사청년회장은 “매년 축제 때마다 오징어가 안 잡혀 물량확보에 애를 먹는다”며 “올해는 먼 바다에서 오징어가 잡힌다고 해 그리 걱정을 안 했는데, 만약 축제기간에 속초에서 오징어를 구입하지 못하면 가격이 비싸더라도 예년과 같이 포항이나 서해안 등 다른 지역에서 들여오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장사청년회는 지난해도 속초에서 축제물량을 확보하지 못해 서해안에서 한 두름에 20만원을 주고 구입해 왔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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