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태 응급복구가 대부분 끝나 그나마 다행이지만, 큰비가 오면 흙이 쓸려 내리지 않고 제대로 버틸 수 있을지 걱정이에요.”
지난 16일 오전 속초 장천마을회관에서 만난 60대 여성 주민의 말이다.
이 주민은 “응급복구가 끝난 지 얼마 안 돼 대부분의 산림이 벌겋게 속살을 드러내 놓고 있고, 임야에 심은 식물들도 제대로 뿌리를 내리지 못한 상태여서 큰 비가 오면 혹시 토사가 쓸려내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이날 장천마을회관 뒤 산불피해지에서 만난 한 70대 남성도 “속초시가 장마철에 대비해 빨리 응급복구를 끝내줘 너무나 고맙다”면서도, “그래도 큰 비가 내리면 피해가 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기상청은 16일 오후에 발생한 제5호 태풍 다나스가 대만을 거쳐 21일 한반도로 접근하면서 다나스에서 유입되는 열대 수증기로 인해 23일까지 많은 장맛비가 예상된다고도 예보했다. 태풍 다나스의 북상소식에 한 주민은 “걱정이 앞선다”며 “큰 피해 없이 태풍이 지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대형산불이 발생한 지 100여일이 지난 이날 장천마을은 산불 발생 초기 어수선한 분위기와는 달리 안정을 찾은 듯 평온해 보였다. 장천마을은 지난 4월 4일 발생한 산불로 21가구 4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었다. 산불 피해가옥들은 모두가 철거됐고, 마을 안 쪽 사유지에는 이재민들을 위한 18동의 임시 조립주택단지가 설치됐다.
또 장마에 대비해 가장 많은 가옥 피해가 발생한 마을회관 뒤와 장천교 인근 피해지 등 대부분의 산불피해지에 대한 산사태 응급 복구작업도 마무리 됐다.
이날 마을회관 뒤 산불피해지에서는 재난예방을 위해 중장비로 옹벽 쌓기가 진행 중이었다.
시는 28일까지는 마무리 할 계획이라고 했다.
하지만 산사태 응급복구가 끝난 일부 산림은 벌채목들이 수거되지 않고 그대로 방치돼 있어 자칫 큰 비가 내려 마을 아래로 떠내려 올 경우 산사태와 홍수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처리가 시급해 보였다.
이와 관련 속초시는 “장천마을과 속초고교 정문 입구 등 산사태 우려가 있는 산불피해지에 대한 응급 산지사방사업을 대부분 마무리한 상태”라며 “우리 지역은 산불피해가 발생했던 임야가 그리 높지 않은데다, 임야와 인접해 있던 가옥들이 산불피해로 대부분 철거된 상태여서 산사태와 인명피해 위험이 그리 크지 않다”고 했다.
시는 이어 “장천마을, 영랑호, 속초고 주변, 고성 진입 도로변 등에 있는 산불피해목(100ha) 벌채작업과 도로변 일대(45ha)의 경관조림만 남아 있다. 국회에서 추경 심사가 늦어지면서 작업이 늦어지고 있는데, 이미 이에 대한 정밀조사용역이 끝나, 추경예산만 확보되면 바로 벌채에 나설 수 있다”고 했다.
고명진 기자 mjgo051@hanmail.net
속초시가 제5호 태풍 다나스의 북상 소식에 지난 16일 장천마을 산불피해지에서의 복구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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