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경찰서 죽왕파출소 이영욱(사진 60)경위가 사단법인 대한울트라마라톤연맹이 주최한 ‘2019년 대한민국종단 622㎞ 울트라 마라톤대회’에서 4전5기 끝에 완주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대한울트라마라톤연맹이 지난 7일 개최한 ‘대한민국 종단 622㎞ 울트라마라톤대회’는 전남 해남 땅끝마을을 출발, 고성 통일전망대 출입신고센터까지 622㎞ 거리를 달리는 대회다.
무조건 달리기만 해서는 안 된다. 50㎞마다 12시간 안에 들어와야 하고, 150시간 내에 완주해야 한다. 때문에 식사시간, 잠자는 시간, 휴식시간을 포함해 하루에 18시간 이상, 100㎞를 달리거나 걸어야 한다.
이 경위는 무박 7일간 지옥의 레이스를 펼쳐 지난 13일 고성 통일전망대 출입신고센터 결승점을 148시간 10분의 기록으로 통과했다. 그는 특히, 첫날 50~100km 구간을 밤중에 달리다 야간봉에 부딪쳐 갈비뼈 2대가 골절돼 전치 4주의 큰 사고를 겪고도 완주에 성공했다.
“이번 대회는 저 개인에게도 달성하고 싶은 목표였지만, 폐암으로 3개월 시한부 삶을 살고 있는 큰 누나에게 힘든 투병생활에도 삶에 대한 끈을 놓지 말아달라는 간절한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출전한 대회라 완주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는 경기 출발 전 플랜카드를 제작해 투병 중인 누나에게 사진을 찍어 보내며 “힘든 울트라 마라톤을 내가 이겨내 완주한 것처럼 누나도 병마와 싸워 꼭 이겨내 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해 깊은 감동을 줬다.
그는 2011년과 2018년 양양울트라 마라톤 100km대회 2회 완주, 2012년과 2016년 강화도~강릉 경포대 308km 2회 완주, 2017년 제주국제울트라마라톤대회 200km 완주를 이룬 바 있다.
이 경위는 서울에서 근무하던 시절 우연찮게 20대 여성의 교통사고 사망사건을 접하면서 2010년부터 마라톤을 시작하게 됐다.
“당시 바로 옆에서 사고 현장을 보게 됐어요. 젊은 여성의 죽음 앞에 내 삶을 되짚어보고 다시 생각하게 됐던 것 같아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좀 더 치열하게 한계를 극복하며 하루하루 살고 싶어졌고 마라톤에 도전하게 됐죠.”
울트라 마라톤을 위해 매일 3~5시간씩 산과 바다를 달렸다는 그는 울트라 마라톤 그랜드 슬램 달성을 목표로 내년 7월, 부산태종대를 출발해 파주 망배단까지 537km를 달리는 또 다른 종단코스에 도전한다.
이 경위의 가족과 지인들은 그의 안전을 생각해 출전을 극구 말리고 있지만, 그의 최종 목표는 맨발로 622㎞ 울트라 마라톤을 완주하는 것이라고 했다.
경북 성주가 고향인 이영욱 경위는 7년 전 고성으로 발령받아 인생의 후반부를 고성에서 준비하고 있다.
“청정지역 고성의 산과 바다를 배경으로 달리다 보면 몸과 마음이 힐링 돼요. 많은 분들이 마라톤을 통해 이런 기쁨을 함께 나누길 바랍니다.”
우지현 기자 orrola@hanmail.net
이영욱 경위가 고성 통일전망대 출입신고센터 피니쉬 라인을 통과하며 환호하고 있다.
이영욱 경위가 경기 출발점에서 병마와 싸우는 누나를 위해 플랜카드를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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