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만해도 국내 부동산경기 호조로 민간개발업체의 대형건축물 건축열기로 뜨거웠던 속초 동명동지역이 지금은 심각한 개발 후유증을 앓고 있다.
동명동주민센터의 전수조사에서도 7개 사업장에서 빈 집만 80여채에 이르고, 이중 상당수는 폐가로 방치되면서 붕괴 위험마저 높은 것으로 나타나 인근 주민들이 생활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업장이 국내 부동산경기 위축으로 뚜렷한 사업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어 지역사회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대형건축물 부지 철거하다 중단=지난 8일 오후, 동명동 수복탑 회전교차로 인근 아파트 사업현장. 이곳은 민간개발업체가 지난 5월 9일 속초시로부터 주택건설사업 승인을 받았지만, 이후 공사를 위한 별다른 움직임은 없는 상태다. 해당 업체는 지하 6층, 지상 41~43층 3개동, 454세대 규모의 아파트를 건립할 계획이다.
이날 속초감리교회에서 내려다본 사업현장은 을씨년스러웠다. 사업부지 내 대부분의 가옥들이 철거과정에서 지붕이 뜯어진 상태로 방치돼 지붕을 받치고 있던 목재들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이런 가옥이 눈으로 세어 봐도 10여 채가 넘었다. 대문과 창틀 등도 뜯어진 채 방치돼 있었다. 사업부지 경계에 가림막과 함께 설치된 일부 방풍망들이 뜯겨져 있었고, 바람이 부는 날에는 방풍망으로 철거현장의 먼지가 인근 마을로 날아와 주민들이 생활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해당 업체 관계자는 “사업부지 내 보상협의가 끝난 가옥들에 대한 철거를 진행하다 현재는 중단한 상태”라며 “장마가 끝나면 재개할 계획”이라고 했다.
또 “사업부지 내 가옥들이 대부분 무허가 건축물이여서 (지붕과 같은)위험한 시설물은 먼저 철거했다”고 덧붙였다.
인근의 생활숙박시설 사업부지도 건축허가를 받은 지 1년이 넘도록 진척이 없어 잡초가 무성하고, 바로 인근의 사업부지 내 빈 사무실과 점포 등도 노숙자들의 잠자리 공간으로 이용돼 인근 주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빈 집 방치로 주변 주민들 ‘불안’=동명동주민센터가 지난 4월 2~12일 9일간 관내 7개 대형건축물 사업장을 조사한 결과 빈집이 80채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동명동 회전교차로 인근 43층 아파트 사업부지와 옛 동명새마을금고 인근 부지가 각각 27채였고, 우렁골은 15채였다.
이들 가옥 대부분이 대문과 창문 등이 뜯어진 채로 폐가로 방치되면서 장마철 집중호우 시 붕괴 위험마저 우려되고 있다. 여기에 빈 집들이 쓰레기 무단 투기 장소로 이용되면서 도시 미관을 저해하는 것은 물론, 노숙자들의 잠자리 장소로 이용되면서 화재 발생 등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강정호 시의원은 “행정절차가 끝난 사업장은 바로 공사를 진행해야 하는 데 이런 식으로 방치하다 보니 주민불편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속초시는 뒷짐만 지고 있을 것이 아니라 주민불편 해소를 위해 행정지도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현재 동명동에는 수복탑 회전교차로 인근 사업장만 사업승인을 받았고, 나머지 6개 사업장은 행정절차를 밟고 있는 중이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속초시 동명동 수복탑 회전교차로 인근의 아파트 공사 현장 내 철거 대상 가옥들이 지붕이 뜯어진 채 방치되고 있어 주민들이 우려하고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