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2017년에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이 14%를 넘기며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전문가들은 2026년이면 우리나라는 초고령사회(노인인구 비중 20% 이상)에 진입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오래 살기를 원했던 인간의 욕구가 달성되는 축복이기도 하지만, 노후생활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에 대한 또 다른 과제가 우리에게 주어진 것이기도 하다. 6.25전쟁 때 다 타버린 잿더미 속에서 지금의 노인들이 흘린 피와 땀으로 오늘날 세계 속의 자랑스러운 한국을 만들었다.
이제 70대 후반에서 80대가 된 이들은 언제 세상을 등지게 될지 모른다. 이들은 내가 못 먹고, 못 입고, 못 배운 한을 자식들에게 물려주지 않으려고 오직 자식들을 위해서 앞만 보고 살다보니 변변한 노후대책 하나 마련하지 못했다. 그저 자녀들만 잘살면 노후는 편안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최근 심심찮게 언론에 노인 학대에 대한 보도가 나온다. 진자리, 마른자리 가리지 않고 사랑으로 길렀는데 아버지가 대소변을 못 가린다고 발로 차서 사망케 한 비정한 아들, 또 며느리가 시어머니의 엉덩이를 발로 차고 때려 시퍼렇게 멍이든 모습, 한푼 두푼 모아둔 노인연금을 뺏어간 며느리 등, 이런 소식을 접할 때 마다 마음이 아프다.
노인 10명에게 노후대책을 묻자 3명만 대책이 있고 7명은 아무런 대책이 없다는 통계결과도 있다. 그래서인지 노인우울증으로 인해 1년에 1,800명 정도가 자살한다고 한다. 개탄스러울 따름이다. 현재 70~80대 노인들은 뾰족한 방법이 없으나, 향후 노인세대에 들어서는 세대들은 노후대책을 반드시 마련해둬야 한다. 우선 노부부 두 사람이 여생을 잘 살 수 있는 노후대책을 준비하고 두 부부 중 한 사람이 먼저 떠나도 살 수 있는 방안을 꼭 마련해야한다. 즉, 먼저 사망하는 쪽이 재산을 자녀들에게 상속하지 말고 반드시 남아있는 배우자에게 상속하게 할 것 등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 이제는 노인들도 지혜롭게 세상 흐름에 잘 적응해야 한다.
미국 오바마 전 대통령이 우리나라를 다녀가서 자기 아버지의 조국 케냐 국민들에게 60년대까지만 해도 케냐보다 더 못살았던 한국을 배우라고 말했다. 또 미국 국민들에게 한국의 교육을 본받아야 한다고 했다. 우리나라는 외국에서 원조받은 경험이 있는 나라(원조수혜국) 중 유일하게 원조 공여국이 된 나라다. 이 모든 것은 굶주림 속에서 우리세대는 고생하더라도 자식세대에는 잘사는 세상을 만들어주겠다며 피땀 흘린 지금의 노인세대가 이룬 자랑스러운 역사다.
이처럼 우리나라가 발전하는데 열과 성을 다하고 자식들에게 살기 좋은 세상을 물려준 노인세대의 열정과 희생을 젊은이들은 잊지 말아야할 것이다. 또 알찬 노후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정부의 노인 정책과 민간단체의 다양한 노후 프로그램이 필요하며 가족, 친척, 친구의 활발한 교류와 더불어 노인 자신의 주도적인 인생설계와 참여가 수반되어야한다. 노인의 사회참여는 노인자신에게 노후생활의 풍요로움을 더 해줄 것이며, 지역사회에는 공동체의 유지 발전을 위해 책임을 다하는 구성원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게 되므로 존경의 대상이 될 것이다.
장세호
민주평통속초시자문위원
전 속초시 지방행정동우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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