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 고성·속초산불’로 피해를 입은 영랑호 산책로 주변의 빌라형 콘도가 산불 발생 3개월이 다 되도록 철거되지 않은 채 그대로 방치되고 있어 본격적인 여름 피서철을 앞두고 관광이미지 훼손이 우려된다.
이에 영랑호리조트 측이 산불피해를 입은 빌라형 콘도 분양 회원들을 대상으로 콘도 건물 철거를 위한 동의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건물 철거까지는 상당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관광지 경관훼손 장기화와 안전사고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영랑호 산책로는 많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찾는 속초의 대표적인 산책코스이다. 이달부터 본격적인 여름 피서철이 시작되면, 영랑호 산책로 이용객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달 25일 오전 찾은 영랑호 산책로 주변의 빌라형 콘도는 산불 발생 3개월이 다 되도록 산불피해 잔재물 등이 방치되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속초8경의 하나인 범바위 주변의 빌라형 콘도들은 산불에 검게 불탄 건물 외벽만이 남아 있는 상태였다. 건물 바닥에는 대형 산불 때 타다 남은 각종 잔재물 등이 수거되지 않은 채 그대로 방치돼 있었고, 건물 주위 여기저기에 깨진 유리 조각과 부서진 창틀 잔해 등이 널려있었다.
일부 관광객들은 이 같은 모습이 신기한 듯 검게 그을린 빌라형 콘도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도 했다.
여기서 조금 떨어진 화랑도체험장 인근의 빌라형 콘도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산불피해를 입은 빌라형 콘도들은 대부분 불에 타 건물 골조만 남은 상태였고, 건물 주위에는 산불 발생 때 떨어진 기왓장 조각들과 잔재물들이 수거되지 않은 채 그대로 방치돼 있었다.
인근의 화랑도체험장은 산불 당시 피해를 입은 실내승마장과 매표소, 안내소 등의 시설물 등이 대부분 철거된 상태였다. 장천마을도 산불피해 잔재물들이 철거되고 이재민들을 위한 임시주거시설이 제공된 상태여서 산불피해 상태로 방치돼 있는 영랑호 빌라형 콘도와 대조를 이뤘다.
이와 관련 영랑호리조트 측은“지난 4월 산불로 61동의 빌라형 콘도 중 27동이 피해를 입었다”며 “빌라 콘도 대부분 분양 회원들의 소유여서 산불피해 콘도를 철거하는 데 이들의 동의가 필요해 철거에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이에 지난달 19일 산불피해를 입은 빌라 콘도 분양 회원 130여명에게 철거와 관련한 동의안내서를 보낸 상태라고 했다.
영랑호리조트 관계자는 “산불피해를 입은 빌라 콘도를 장기간 방치할 경우 화재 위험은 물론, 관광지 이미지 훼손, 안전 문제 등이 있어 빌라 콘도 분양 회원 등에게 철거와 관련한 동의안내서를 보내게 됐다”며 “현재 이와 관련해 문의를 해오거나 동의에 관심을 보이는 회원들도 있다”고 했다.
리조트 측은 분양 회원들 중에는 콘도 회원권 상속 등의 문제가 정리 안 된 회원도 있어 동의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밝혀, 산불피해 콘도가 조속히 철거되지 않고 장기간 방치될 것으로 우려된다. 고명진 기자
영랑호 산책로 주변의 빌라형 콘도가 산불 발생 3개월째 그대로 방치되고 있어 본격적인 여름 피서철을 앞두고 관광이미지 훼손이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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