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파·람·불(대표 석경환)이 산불 피해를 딛고 지난달 25일 폐막한 제37회 대한민국연극제에서 금상(서울시장상)을 수상했다.
서울특별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연극협회가 공동주최한 제37회 대한민국연극제는 지난달 5일 개막해 전국의 시·도 대표 극단들이 공연을 펼쳤다. 극단 파·람·불은 지난달 12일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무대에서 제36회 강원연극제 대상 수상작 <고래>(극본 이해성·연출 변유정)를 공연,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25일 오후 7시 아르코예술극장에서 열린 폐막식에서 경남 극단 예도의 <꽃을 피게 하는 것은>이 대상인 대통령상을 수상했고, 극단 파·람·불의 <고래>는 경기 극단 한네의 <꽃을 받아줘>와 함께 금상을 받았다.
<고래>는 속초 앞 바다 속에 정박해 있는 북한에서 내려온 잠수정이 임무를 완수하고 북으로 향하다 꽁치잡이 어선의 그물에 추진날개가 휘말려 남측군인들에게 발각되면서 저격수와 승조원들 사이에 벌어지는 일들을 담고 있는 작품이다.
석경환(조장), 양흥주(부기관장), 장학철(저격수1), 김강석(저격수2), 이상렬(저격수3), 민경(기관장), 윤국중(무전장), 황헌중·김영주·김일출(목소리)이 출연했다.
극단 파·람·불은 지난 4월 발생한 산불로 지역 극단들과 함께 사용하던 연극 물품 창고가 소실돼 <고래>의 무대세트와 의상, 소품 등을 모두 잃어, 급하게 다시 제작해 대한민국 연극제에 참가했다. 한국예총와 연극협회 강원도지회는 성금을 모아 전해 주기도 했다.
석경환 파·람·불 대표는 “산불 피해로 무대세트를 두 번 제작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단원과 배우들이 열심히 해줬고, 주변에서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고 응원해줘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감사 인사로 수상소감을 전했다.
남상진 한국연극협회 속초지부장은 “강원연극제를 끝내고 바로 산불로 무대세트가 불에 타 배우와 스텝들이 복구와 연극제 준비에 고생을 많이 했고, 속초시와 시민들, 강원도, 예총, 연극협회, 연극인복지재단 등이 후원해준 덕분에 금상을 수상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좋은 작품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속초연극은 이번 파·람·불의 금상 수상을 포함해 그동안 전국연극제와 대한민국연극제에서 대통령상 2회, 금상 6회, 은상 3회를 수상하며, 전국적인 연극 도시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장재환 기자 semin2748@naver.com
극단 파·람·불 단원과 속초연극협회 관계자들이 지난달 12일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에서 '고래' 공연 후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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