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포초등학교 개교 100주년 기념행사가 지난 15~16일 이틀간 개최됐다. 대포초교는 1919년 3·1만세운동이 일어난 해에 개교했다. 16일 오전 11시 모교 운동장에서 열린 개교 100주년 기념식 및 제막행사에는 임상호 총동창회장과 이양수 국회의원, 김철수 시장, 최종현 시의회의장, 도·시의원, 동문가족, 지역주민 등이 참석했다. 속초지역 초등학교 총동창회장 등도 자리를 함께 해 대포초교 개교 100주년을 축하했다.
이날 행사는 개교 100주년을 맞는 대포초교의 연혁보고, 감사패 수여, 명예졸업장 수여, 임상호 총동창회장의 기념사, 김계림 대포초교 교장 환영사, 교가 제창, 기념비 제막 순으로 진행됐다.
특히 행사 진행자가 모교 개교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거동이 불편한 가운데에도 동해시에서 행사장을 찾은 최고령 동문인 김진수(92, 16회) 동문을 소개하자 모든 후배들이 자리에서 일어서 기립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또 속초지역이 해방 이후 북한 공산 치하에 놓였다가 수복되는 등의 역사적 아픔을 겪는 과정에서 졸업장을 받지 못한 것을 평생 가슴 속에 담고 살아온 김동식(85) 동문 등 20명이 70여년 만에 명예졸업장을 받을 때도 후배들이 기립박수로 축하했다.
임상호 대포초교 총동창회장은 기념사에서 “선배님들이 걸어온 100년의 그 시대를 아픔과 수난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면, 앞으로 우리 후배들이 맞이하게 될 100년은 희망의 미래라 할 수 있다”며 “100년이 되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자긍심을 가질 수 있고, 자랑스럽고, 가슴 뭉클하다”고 말했다.
김계림 대포초교 교장은 “대포초교는 그 시대의 동량들을 배움터로 이끌어 눈 열고, 귀 열어 3·1만세운동, 4·4만세운동으로 이어지게 한 속초지역 최초의 나라사랑 참교육의 시작점이었다”며 “백 번의 봄이 오고 백 번의 꽃을 온 세상에 피운 대포초교의 개교 100주년을 축하한다”고 했다.
이양수 국회의원은 “대포초교 과거 100년은 근대교육의 선구이자 민족정신을 이어온 뿌리 깊은 교육의 전당이 되도록 선배들이 이뤄왔다면, 이제 향후 100년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많은 후배들을 배출하는 인재양성의 요람으로 만들어 가길 바란다”고 햇다.
김철수 시장은 “개교 100주년 기념행사를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신 학교 관계자와 동문가족 모두에게 축하드린다”며 “오늘 행사가 대포초교 향후 100년을 비추고 동문가족 모두에게 좋은 추억으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종현 시의장은 “학교의 상징인 개나리처럼 대포초교가 깊은 정을 나눠가며 지금까지의 100년보다 더욱 밝고 희망찬 100년 대계를 이어나가길 소망한다”고 기원했다.
이어 대포초교 개교 100주년을 기념하는 제막식이 있었다.
이에 앞서 지난 15일 오후 7시 대포항 수변무대에서 열린 전야제 행사에서는 많은 동문가족과 지역주민, 관광객들이 손에 태극기를 들고 만세 삼창을 외치는 뜻 깊은 행사를 가져 주목을 받았다. 1925년 당시 대포공립보통학교(현 대포초교) 4학년생들은 직접 태극기를 만들어 항일 만세운동에 참여하려다 일본 경찰에 발각돼 뜻을 이루지 못했으나, 95년 만에 후배들이 그 뜻을 대신했다.
대포초교는 지난 1919년 4월 1일 대포공립보통학교로 개교했으며, 개교 100년 동안 3,963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대포초등학교 개교 100주년 기념식 행사가 지난 16일 오전 모교 운동장에 많은 동문가족들과 지역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대포초등학교 개교 100주년 기념 제막식에 앞서 동문과 기관단체 대표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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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2년 입학생들 70여년 만에 명예졸업장
생존 동문 20명 “한 풀어”
5년제로 단축, 학적부에 못 올라
기념책자 자료수집하다 확인
‘대포초교 개교 100주년 기념 기념식 및 제막행사’에서 명예졸업장을 받은 동문들은 1946년 7월 대포초교(당시 주봉간이학교)에서 5년 과정을 마치고 졸업장 대신 수업증서를 받은 1942년 입학생들이다. 이들이 실제 졸업했다면 22회 기수에 해당된다.
이들이 평생 가슴 속에 졸업의 한을 담고 살게 된 것은 1945년 해방과 함께 북한 정권이 들어서면서 학제 변경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대포초교 개교 100주년 기념책자 발간 업무를 총괄한 최창영 편찬위원장(24회)은 “북한 정권이 1946년 12월 초등학교의 학제를 6년제에서 5년제로 줄여 다음해인 1947년부터 시행하기로 하면서 42년 입학생들(당시 5학년)이 부득이 하게 46년 7월 15일 수업증서를 받고 학교를 떠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 위원장은 “42년 신입생들이 당시 받은 수업증서에는 ‘인민학교 5학년의 전 교과를 수업하였기에 증서를 수여한다’고 적혀 있다”고 밝혔다. 북한의 학기는 9월 1일에 시작하는 관계로 7월 15일 수업증서를 받게 됐다고 했다. 다만, 한 학년 진급시킨다는 단서가 있어 이들은 6학년으로 진급하지 않고 바로 중학교에 진학할 수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학적부에 졸업으로 기록되지 못하면서 70년 넘게 초등학교 졸업 학력을 인정받지 못했고, 대포초교 총동창회와 개교 100주년 편찬위원회가 개교 100주년 기념책자 발간을 위해 자료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제 서야 70년 넘게 가슴 속에 담아온 짐을 덜게 됐다.
총동창회와 편찬위원회는 수집된 자료를 토대로 42년 입학생 120여명 가운데 20명이 생존해 있음을 확인했다. 이에 생존 동문들에 대한 명예졸업장을 만들어, 16일 개교 100주년 기념식장에 참석한 김동식 동문 등 9명에게 전달했다.
김도화(85, 여) 동문은 “평생 초등학교 졸업장은 못 받을 줄 알았는데 오래 살다 보니 이런 날도 있어 너무 좋다”며 “이제 동문들에게도 당당하게 이 학교 졸업생이라고 말할 수 있어 기쁘다”고 환한 웃음을 지었다.
김동식(85) 동문은 “학교를 떠난 지 70여년 만에 졸업장을 받게 돼 가슴 뭉클하다”며 “가슴 속의 한을 풀어준 후배들이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지난 16일 오전 대포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개교 100주년 기념행사에서 1942년에 입학한 9명의 동문이 명예졸업장을 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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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교 100주년 기념행사 이끈 임상호 총동창회장
“동문가족 자긍심 높이는데 역점”
대포초등학교 개교 100주년 기념행사를 성공적으로 이끈 임상호(56, 사진) 총동창회장은 “우리 지역에서 처음 열리는 개교 100주년 행사인 만큼, 동문가족들이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행사가 되도록 역점을 뒀다”며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아끼지 않은 모든 동문가족과 지역사회, 속초시에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그는 이어 “42년에 입학한 선배님들 중 상당수가 고령으로 명예졸업장을 받지 못하고 고인이 된 것이 너무나 안타까웠다”며 “지금이라도 이들의 마음 속의 한을 풀어줄 수 있어 다행이다”고 말했다.
임 총동창회장은 “동문들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외지에 사는 선배님들에게 이번 행사가 제대로 홍보되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며 “앞으로 모교 발전을 위해 학생 수 증가 등에도 더욱 많은 관심을 갖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임기 동안 개교 100주년 기념탑 일대를 공원화 해 동문들의 사진촬영 및 휴식공간으로 제공하고, 개교 100주년 기념책자 발간작업을 빠른 시일 내 마무리하고 출판기념회를 갖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고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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