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 / 시급히 해결해야할 교육정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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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날짜 [ 2016년05월02일 11시49분 ]

그 어느 때 보다 뜨거웠던 20대 총선이 여소야대 결과로 막을 내렸다. 우리 사회의 변화와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이 국민들의 선택이었다. 여당은 선거 결과에 대해 구성원들 간에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데 급급하지 말고 자기반성과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민의를 세심하게 살펴 이를 정책에 반영하려는 노력이 시급한 때임을 인식해야 한다. 야당 또한 승리의 결과에만 도취해 있을 때가 아니라 국민이 야당에 힘을 실어준 이유를 냉정히 분석·판단하여 이를 국정 전반에 반영할 수 있는 국민을 위한 정책 정당으로 뿌리를 내릴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한다. 정당 존립의 궁극적인 목표가 정권획득에 있는 만큼 내년으로 다가온 대선에서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각 정당들은 지금부터라도 국민들을 위한 정치를 무엇보다 최우선시하는 모습과 열정을 보여야 할 것이다.
당장 처리해야할 여러 법안들이 있겠지만 교육 부문에 대한 법안 및 정책에 있어서도 수정·보완되어야 할 부분이 적지 않다. 시급한 부분이 누리과정에 대한 해법이다. 선거 전 누리과정 갈등을 해결할 열쇠로 정부와 여당이 내놓은 ‘지방교육 정책지원 특별회계법’은 결국 지방 교육 재정을 고갈시켜 교육 자치의 정체성을 훼손시킬 수 있는 개연성이 크다. 대통령 공약 사항으로 중앙정부에서 책임지겠다던 누리과정에 대한 예산을 별도로 증액 교부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의 주장대로 기존에 배정되던 교육예산에서 일정 부분을 누리과정 예산으로만 사용할 수 있게 하는 특별법이 시행된다면 현재 진행하고 있는 각종 교육 사업이나 교육 정책들이 재정의 어려움으로 인해 사라지거나 축소되어 교육 현장이 피폐해지며, 이로 인한 교육자치의 훼손은 우리 아이들이 바른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빼앗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정부는 지방교육재정이 방만하게 운영되고 있고 누리과정 예산을 각 시·도 교육청이 자체 예산에서 충분히 집행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과거 중앙정부의 교육에 대한 통제와 관리를 앞세운 획일적 교육 정책으로의 회귀를 가져올 수 있다. 현재 야당에서도 정부와 여당이 내놓은 누리과정 예산에 대한 정치적 타협을 강하게 거부하는 이유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이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역시 시급히 정리되어야 한다. 정부와 여당이 밀어붙였던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반발은 여전히 거세다. 일선 학교와 대학에서 교육과 연구를 진행하는 전문가 집단에서조차 역사교과서의 국정화는 시대를 역행하는 착오이며, 역사적 사실을 권력 집단의 주관적 시각에서 해석하고 정의하려는 의도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선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정부는 특히 ‘현대사’에 대한 각 계의 다양한 의견과 해석을 문제점으로 지목하며 해석의 일관성과 통일성을 기초로 한 역사 교과서를 아이들의 교육에 적용시키라고 주문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사에 있어 중요한 굴곡점이 될 수 있는 많은 사건들, 이에 대한 정의를 특정 집단이나 개인의 시각과 입장을 대변하는 해석의 통일성이 우리 아이들의 교육에 어떤 도움이 될 수 있는지는 많은 사람들이 동의나 긍정성보다는 의구심과 부정적 의견이 앞선다.
역사적 사실에 대한 해석과 입장에서 ‘다양성’이 존중되어야 객관성과 투명성이 보존되어 질 수 있다. 과거 ‘역사는 승리자의 것’이라는 최면에 걸려 몇 몇 권력자들이 자행한 역사 왜곡은 사회 구성원들의 자유정신과 의지를 짓밟고 암흑과 혼돈의 시기를 겪게 한 주요 동인 중 하나였다. 우리나라 현대사에 있어서도 군사 독재 정권 시절 ‘4.19’, ‘5.16’, ‘5.18’ 등의 해석이 특정 집단의 그릇된 행동과 권력화의 당위성을 위해 사용되었으며, 이로 인해 의식 있는 집단과 개인들이 많은 고통과 어려움을 겪는 등의 아픔, 분열과 갈등을 아직 우리 사회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다양한 해석과 평가를 통한 역사의 해석은 올바른 비판과 판단을 위한 의식을 자극시키며 정의를 만들어나가는 힘이 될 수 있기에 많은 사람들이 정부의 국정교과서 정책 방향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는 것이다.
국민의 선택에 의해 힘이 실린 야당들은 정부와 여당의 독주에 견제와 소통으로 힘의 균형을 가져가야 하며, 특히 보완과 수정이 시급한 누리과정 예산과 국정교과서 문제를 포함한 교육현안 해결에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을 기대해 본다.

설악신문 (soraknews@soraknew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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