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동해안 각 해변을 이용하려는 공유수면 점사용 신청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반면, 합리적 운영을 위한 정확한 기준점이 마련되지 않아 사용주체간의 갈등과 환경훼손 등 부작용 우려가 높아져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설악권을 비롯한 동해안 각 시군에 따르면 최근 서핑 등 해양레포츠 활성화에 따라 해변의 점사용허가 신청이 매년 10∼20%씩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최근 해변 이용수요 폭발적 증가”
서핑메카로 불리며 해양레포츠 활성화사업을 추진 중인 양양군의 공유수면 점사용 허가 현황은 지난 2017년 59건에 2만7,758㎡, 2018년 61건에 23만6,633㎡로 증가하고 있으며, 올해는 여름해수욕장 점사용 면적을 제외하고 현재 16건, 5만6,925㎡에 이른다.
이 가운데 30~40%는 매년 여름철이면 해변을 운영하는 마을들이 피서기간에 신청하는 것으로 파악돼 부작용은 미미하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서핑을 테마로 숍을 운영하거나, 해변운영 여력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마을을 대신해 마을해변을 임차해 공유수면 점사용 허가를 받은 후 해양레포츠 사업에 뛰어드는 개인 업체들이 갈수록 늘어나 지자체들이 정확한 기준안 마련에 애를 먹고 있다.
이와 관련, 양양지역은 현남면과 현북면을 중심으로 서핑레저 활성화에 힘입어 해변의 공유수면 점사용 빈도수가 높아지면서 3~4개 업체가 현재 성업 중인 가운데 올해도 개인 사업자들이 해변을 사용하기 위해 공유수면 점사용 문의가 잇따르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다보니, 허가를 받지 못한 신규 사업자들은 기존에 점사용 허가를 받은 업체를 놓고 형평성 문제를 들어 각종 민원까지 제기하는 실정이다.
군 관계자는 “해변의 공유수면 점사용은 지자체가 정부를 대신해 공공성과 지역특수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허가를 내주고 있는데, 최근 해변 이용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보다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공유수면 점사용 허가는 공유수면 점사용 등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구비서류를 갖춰 해당 지자체에 신청하면, 동해안의 경우에는 동해지방해양수산청과 관할 군부대 등의 협의를 거쳐 최종 결정하게 된다.
하지만 문제는 정부가 해양레포츠 활성화 시책에 따라 자유로운 공유수면 점사용을 권고만 했을 뿐, 정작 가부를 결정하는 정확한 기준점을 명시하지 않아 각종 민원을 야기하면서 지자체는 물론 신청자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는 점이다.
대다수 신청자들은 “규제 일변도였던 해변의 자유로운 이용을 정부에서 장려해 놓고는 정작 공유수면 점사용 허가를 받으려고 하면, 애매모호한 답변으로 거부되는 경우가 허다해 답답한 심정이다”고 토로했다.
반면, 각 지자체 담당자들은 “공유수면은 말 그대로 국민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에 보호를 우선으로 특수성을 반영해 매년 한시적으로 허가하면서 최근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업체와 주민들 갈등 조짐까지
이런 상황에서 최근 양양에서는 서핑거점 다변화를 위해 낙산지역에 서핑교실을 계획하고 있는 서핑업체와 지역주민들이 대상 부지를 놓고 갈등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양양해양레포츠센터 위탁 운영자는 서핑교실 활성화를 위해 유동인구가 많은 낙산 A지구를 요구하고 있는 반면, 낙산주민들과 어촌계 등은 피서철 관광객 유치와 레저기구 운영에 차질이 우려된다며 반대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동해안 각 해변의 공유수면 점사용 허가 양상이 제각각 이뤄지는데다, 기준점도 애매모호해 논란이 커지자, 정확한 가이드라인 설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유수면 점사용의 합리적 운영을 위해서는 관련법에서 신청주체들의 공공성 강화와 적격성 심사기준, 관련부서의 심의 강화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현재는 공유수면 점·사용료 또한 너무 낮다며 이를 현실화해야 하고, 서핑해변의 안정적 유지를 위한 ‘서핑세 신설 도입’ 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하고 있다.
지자체 관계자들은 “공유수면의 수요와 가치가 더 높아지게 되면, 현재와 같은 문제점들이 더 많아질 수 있는 만큼, 관리 취지에 맞게 정부가 중심이 돼 확실한 대책을 마련하는 게 급선무다”고 말했다.
김주현 기자 joo69523@hanmail.net
해양레포츠 활성화에 따라 동해안의 각 해변을 사용하려는 공유수면 점사용 신청이 크게 증가하고 있지만, 관련법은 미미해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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