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시와 속초문화원(원장 김계남)은 지난 14일 오후 2시 속초문화예술회관 소강당에서 속초사자놀이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는 지난 3월 8일 속초사자놀이의 제31호 강원도 무형문화재 지정을 기념해 속초사자놀이의 체계적인 보존·전승 및 발전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도 무형문화재 위원, 속초사자놀이보존회 회원, 속초문화원 향토사연구소 연구위원,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양용석 속초문화원 사무국장의 사회로 속초사자놀이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주제의 발표와 토론이 진행됐다.
‘걸립’ ‘안택’ 강조한 ‘길놀이’ 특징
강원도무형문화재 위원장인 장정룡 강릉원주대 교수가 ‘속초사자놀이 정착·발전에 대한 논의’를, 김성하 속초사자놀이보존회 회장이 ‘속초사자놀이 현황과 발전방향’, 김경남 경동대 한국어교원학과 교수가 ‘강원도무형문화재 지정현황과 과제’, 신대철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가 ‘미래 지향적 강원도 무형문화재 전승 : 강원도다움의 지속’을 주제로 발표했다. 또 김복남 도무형문화재 위원이 ‘속초사자놀음의 활성화에 대한 제안’을, 유옥재 도무형문화재 위원이 ‘속초사자놀이 발전 방향 제시 : 춤을 중심으로’, 최재도 속초문화원향토사연구소 연구위원(극작가)이 ‘속초사자놀이의 연희(演戲)적 변별성 확보를 위하여’, 정종천 속초시립박물관 학예담당이 ‘속초사자놀이 무형문화재 지정과 속초시립박물관의 역할’을 각각 발표했다.
장 교수는 “현재 연희되는 속초사자놀이는 마을공동체 발전을 위한 ‘걸립’과 ‘안택’의 의미를 강조한 ‘길놀이’가 특징이며, 벽사진경(辟邪進慶)의 민속적 의미와 예능적 가치가 크다”고 속초사자놀이의 도무형문화재로서의 가치를 설명했다. 또 “한반도 분단 이후 약 60년 동안 북한민속의 이주정착 사례로 속초사자놀이는 그 대표성을 지니고 있으며, 함경도 출신 1세대와 2~3세대, 지역주민들이 합심해 북한지역 사자놀이를 지속적으로 재창조, 전승하고 있다는 중요한 특징을 지닌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속초사자놀이의 보완해야 할 점으로 “현재의 사자탈은 1957년 당시 속초에서 사용한 탈을 복원한 것으로 사자얼굴은 그 형상을 종이로 만들어서 크게 다름이 없으나, 사자털은 오색물감을 들인 면실로 제작되어야 한다”고 했다. 또 퉁소가락의 부단한 연마와 확연한 사자춤 과장의 장단 변화, 넋두리춤·무동춤·칼춤·꼽새춤의 완숙미 등이 요구된다고 했다.
장 교수에 의하면 속초사자놀이는 1950년 한국전쟁 직후 함경남도 피난민들에 의해 본격 시작되었다. 사자놀음 연희자인 앞사자 김수석과 퉁소 연주자 김하륜을 중심으로 1957년 북청도청 기금마련을 위해서 음력 정월대보름날 속초에서 처음 공연했다. 1958년 속초읍장으로부터 금호동 읍소유지를 무상으로 불하받아 북청도청을 세우고 사자가면을 만들어서 매해 정월대보름날 연희를 시작했다.
“실향민문화 체험 복합 공간 필요”
김성하 회장은 “속초사자놀이가 보존회 중심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보유자 및 조교, 전수생의 지정 및 확대가 필요하고, 청호동에 실향민 놀이문화인 사자놀이와 돈돌날이, 실향민 음식문화, 실향민 생활문화를 함께 체험할 수 있는 복합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복남 위원은 “속초사자놀이의 지속적인 공연과 전승을 위해서는 춤뿐만 아니라 복식, 소품, 탈제작 등의 전승 또한 필요하며, ‘길놀이’ 때 각 집에서 내 놓는 음식은 함경도 향토음식 또는 대보름 음식을 스토리텔링해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최재도 위원은 “북한의 북청사자놀음은 체제 선전을 위한 홍보 탈극으로 변질되었거나 소멸되어 버렸고, 서울의 북청사자놀음은 마당극 형태의 공연예술로 정형화되어 버렸다. ‘살아있는 민속’으로 본래 북청사자놀음의 이념과 그 기능을 그나마 유지하고 있는 건 속초사자놀이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속초사자놀이의 변별성 확보와 존재 가치 획득을 위해서는 벽사진경을 위한 주술적 기능을 강조하며 유희적 기능을 확장해야 하고, 무대 정형화를 피해야 하며, 원형을 지키되 가변적 대응력을 키워 상황적 감각을 상실하는 일도 막아야 한다”고 했다.
정종천 담당은 “속초사자놀이 등장인물 캐릭터 상품 개발 및 활용, 박물관 및 학교 교육체험프로그램 운영, 시립박물관과 아트플랫폼 갯배의 속초사자놀이 전승 및 공연 공간 조성, 각종 행사 및 축제에서 공연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속초사자놀이를 속초의 대표 공연예술상품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현재 시립박물관 내에 조성하고 있는 전통문화예술 야외공연장을 속초사자놀이의 상설공연장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주제발표에 이어 이영식 강원도무형문화재 위원, 김태희 속초사자놀이 보존회 부회장, 신혜영 춘천교대 교수, 김만영 속초시함경남도도민회 회장, 이수영 속초문화원향토사연구소 연구위원 등이 각 주제별로 열띤 토론을 벌였다.
장재환 기자 semin2748@naver.com
속초사자놀이 학술세미나가 지난 14일 속초문화예술회관 소강당에서 개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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