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과 고성 한전발화 산불피해 이재민 대책위원회(위원장 노장현, 이하 고성비대위)는 산불피해 보상과 관련한 피해조사에 들어가기로 합의했지만, 속초 산불피해자 및 고성 상공인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장일기, 이하 속초비대위)와의 협의는 난항을 겪고 있다.
한전은 고성비대위와 지난 달 21일 산불피해 보상과 관련한 피해조사와 피해액 산정을 한국손해사정사회에 의뢰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지난 4일 이재민과 한국손해사정사회 조사팀이 공청회를 열고 향후 진행과정에 대해 논의했다.
한국손해사정사회는 손해사정사 40명을 투입해 오는 11일부터 이재민과의 1대1 면담을 통한 피해조사에 착수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피해보상범위를 협의해 나갈 방침이다.
하지만, 속초비대위와는 피해조사를 먼저 하자는 한전측의 입장과 피해보상범위를 먼저 정하자는 속초비대위측의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난항을 겪고 있다. 또 손해사정사 선임을 두고도 이견을 보이고 있어 실제 합의까지는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속초비대위는 “산불 피해의 경우 직접피해와 간접피해가 있고 피해보상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재민들도 많다”며 “한전은 피해보상 범위부터 어디까지 할 것인지 속초비대위와 협상을 완료한 후 피해조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한전 측은 “보상범위를 정하기 전 절차에 맞게 조사를 진행하고, 조사결과를 토대로 보상범위를 정하는 것이 수순”이라는 입장이다.
또 다른 쟁점인 손해사정사 선정에 대해 속초비대위는 “한전이 일방적으로 고용한 한국손해사정사회에 조사를 맡길 수 없다”며 “고용주가 한전인데 어떻게 공정한 조사가 진행될 수 있겠는가. 손해사정사를 한전측과 속초비대위가 반반 고용하는 선에서 합의할 의사는 있다”고 밝혔다.
이에 한전은 “피해규모가 너무 크다보니 공신력이 있는 한국손해사정사회에 의뢰하게 된 것”이라며 “일반 손해사정사를 고용할 경우 공정성을 위해 입찰을 거쳐야 하고 그 과정만 두달이라는 시간이 걸려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 “한국손해사정사회는 태안 기름유출 사고에서도 피해주민들과 순조롭게 협상을 했던 이력이 있는 신뢰할 수 있는 단체”라고 덧붙였다.
속초비대위는 지난 4일 “한전 협상팀이 온지 10일이 지났지만 사실상 2차례에 걸쳐 회의를 진행했을 뿐”이라며 “한전 앞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지만 두 가지 이견을 확인한 후로는 더 이상 협상이 진척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한전 측은 “공식적인 협상테이블에 앉지는 않았지만 매일 아침 대책위 위원들과 협상을 진행하는 것으로 일과를 시작하고 있다”며 “극한상황이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협상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전측은 지난 4일부터 지역에 상관없이 개인적으로 피해조사를 원하는 이재민에 한해 개별 신청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우지현 기자 orrola@hanmail.net
지난 4월 24일 고성군 토성농협에서 한전 김종갑 사장이 산불 비대위와 만나 면담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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