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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술 속초향토사 / 도리원 출신 최춘옥 할머니의 기억<4> 속초 바닷가 마을에 잡혀온 물사람 인어 목격담②
인어는 무한한 상상 불러오는 바다를 상징하는 존재 아닐까
등록날짜 [ 2019년06월10일 14시50분 ]

2016년 SBS에서 방송한 인기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은 유몽인(1559~1623)의 <어우야담>에 나오는 인어이야기를 모티브로 제작되었다. <어우야담>은 문인 유몽인이 사람들 사이에 전해 내려오는 기이한 이야기를 모아놓은 설화집이다.
<어우야담> 인어이야기의 배경은 지금의 통천군 흡곡면과 고성군의 작은 포구가 나온다. 다른 곳도 아닌 최춘옥 할머니가 잡아온 물사람 인어를 목격한 속초항에서 그리 멀지 않은 인근 동해안 바닷가를 배경으로 인어이야기가 옛 문헌에 등장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유몽인의 ‘어우야담’ 인어이야기
김담령이 흡곡 현령이 되어 바닷가 어부의 집에서 묵었는데 어부가 인어를 잡아왔다. 인어(人魚) 여섯 마리를 잡았는데, 그중 둘은 창에 찔려 죽었고 넷은 살아 있었다. 인어는 모두 네 살 아이만 했고, 얼굴이 아름답고 콧대가 우뚝 솟아 있었다. 귓바퀴가 뚜렷했으며, 수염은 누렇고 검은 머리털이 이마를 덮었다. 흑백의 눈은 빛나고 눈동자가 노랬다. 몸 색깔은 약간 붉거나 모두 하얗기도 했다. 등에는 희미하게 검은 무늬가 있었다. 남녀의 음양이 사람과 같다. 손바닥과 발바닥 가운데 주름 무늬가 있었다.  무릎을 껴안고 앉는 것까지 모두 사람과 다름이 없었다. 사람을 대하는데 별 다른 게 없는데 흰 눈물만 비처럼 흘렸다. 담령이 가련하게 여겨 어부에게 놓아주라고 하자, 어부가 심히 아까워했다. 어부는 인어 기름은 오래 두어도 상하지 않아 고래 기름과는 비할 바가 아니라고 말했다. 담령이 인어를 빼앗아 바다로 돌려보내니, 마치 거북이처럼 헤엄쳐갔다.
 일찍이 들으니 간성에 어만(魚巒)이 있어 인어 한 마리를 잡았다. 피부가 눈처럼 희어 마치 여인 같았다. 장난을 치니까 마치 정이라도 있는 것처럼 웃었다. 바다에 놓아주니, 되돌아오기를 세 차례 반복하더니 멀리 갔다고 한다.  
 
이 인어이야기에 등장하는 김담령(金聃齡)은 조선왕조실록에 등장하는 실명 인물이다. 선조실록과 광해군 일기에 수차례 나오는데, 야담에 나오듯 인어를 불쌍히 여겨 놓아주는 착한 마음을 가진 목민관이 아니라 백성을 괴롭히는 못된 탐관오리로 나온다.
광해 1년 11월 27일자 <광해군일기>에는 사헌부가 당시 지방 탐관오리 몇 명을 파직을 건의해 집행된다. 흡곡헌령 김담령은 심한 흉년이 당했는데도 친족의 묘를 옮긴다는 핑계로 흡곡현의 사람과 말을 뽑아 아주 먼 호남지역으로 보냈는데, 말 값을 내지 못한 가난한 백성들이 도망쳤다. 서울로 온 백성들이 도로에서 울부짖었다고 했다. 김담령은 앞서 선조 때도 관고 탕진을 이유로 은율현감에서 파직당한 바 있다.

장봉도·거문도·동백섬·속초 인어상
동해안은 아니지만 인천 옹진군 장봉도에도 최춘옥 할머니의 목격담과 비슷한 인어이야기가 전해온다. 옛날 장봉도 날가지 어장에서 어느 어민이 그물을 낚으니 인어 한 마리가 그물에 걸려 나왔다. 상체는 여자와 같이 모발이 길고 하체는 고기와 흡사했다. 뱃사람들은 그 인어를 측은히 여기고 산채로 바다에 넣어 주었다. 그 뱃사람들은 며칠 후 그 곳에서 그물을 낚으니 연 삼일 동안이나 많은 고기가 잡혀 이는 인어를 살려준 보은으로 고기를 많이 잡게 된 것이라 여겨 고마워했다. 장봉도에는 전해오는 인어이야기를 근거로 섬 선착장에 인어상을 세워 놓았다.
전남 여수 거문도에는 인어해양공원이 있다. 여기에도 전해오는 인어 설화가 있다. '신지끼'라 불리는 거문도 인어는 하얀 살결에 길고 검은 생머리를 하고 있었으며 주로 달 밝은 밤이나 새벽에 나타나 절벽에 돌을 던지거나 소리를 내 어부들을 태풍으로부터 구했다는 이야기가 전해 오고 있다. 이 구전 이야기를 근거로 인어해양공원이 조성되었으며, '신지끼 인어상'도 세워졌다.
부산 동백섬에도 설화를 모티브로 세워놓은 '황옥공주인어상'이 있다. 동백섬에 있던 나라로 시집온 황옥공주는 바닷속에 있던 나라의 후손으로 몸에 고기 지느러미가 있었는데 시집을 오면서 인간의 몸으로 변했다. 보름달이 뜰 때 황옥 구슬을 꺼내 달을 비추면 인어의 몸이 되어 바다로 들어가 헤엄을 쳤다고 전한다. 
속초에도 인어 조형물이 두 개나 있다. 하나는 설악해맞이공원에 세워진 인어연인상과 속초해수욕장 모래변에 세운 인어조형물이다. 해맞이공원 인어연인상은 ‘사랑이 이루어지는 인어상’이라며 관광객을 끌고 있다.
인어란 존재는 전설 속의 이야기이든, 문학이나 동화, 영화나 드라마 속 이야기이든 모두 매력적이다. 이런 점에 비추어 볼 때 최춘옥 할머니의 물사람 목격담은 정말 소중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할머니가 목격한 물사람 인어는 미지의 공간이며 무한한 상상을 불러오는 바다를 상징하는 존재가 아닐까 싶다. 전설과 현실 사이의 경계에 서 있는 인어 목격담을 그냥 옛이야기로만 흘려보내기에는 너무 아깝다.
엄경선 전문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최춘옥 할머니
최춘옥할머니의 물사람 인어 목격담과 유사한 이야기가 인천 옹진군 장봉도에도 전해온다. 사진은 장봉도 인어상.(옹진군청 제공)
 

설악신문 (soraknews@soraknew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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