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최북단 접경지역 고성이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과 4.27남북 정상회담 이후 남북평화의 거점도시로 새로운 출발을 맞고 있다.
고성군은 군사시설 보호구역이 전체 면적의 63%를 차지하며 각종 규제와 제한에 묶여 지역경제가 위축돼 왔다.
그나마 1998년 동해항에서 관광선이 출항하면서 시작된 금강산관광이 고성을 통한 육로관광으로 이어지면서 한때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2008년 7월 금강산관광의 중단으로 월평균 32억원, 총 4,000억원(2018년 12월기준)의 손실을 기록하며, 지역경제에 막대한 피해를 안겼다.
그러나, 최근 들어 남북평화와 화해의 불씨가 살아나면서 고성군민들의 기대와 희망도 함께 살아나고 있다.
지난해에는 정부가 고성군을 통과하는 3대 경제벨트를 연결한 한반도 신경제구상안으로 발표했고 고성DMZ가 ‘2018 한국관광의 별’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분단이후 처음으로 비무장지대를 일반인에게 개방하는 ‘고성DMZ평화둘레길’이 열려 신청자가 몰리고 있다.
세계유일의 분단 군인 고성군은 문화·관광·스포츠·농축산 등 다양한 분야의 남북교류협력사업을 추진할 만반의 준비태세를 갖춰가고 있다.
DMZ 평화·관광 상징사업 추진
고성군은 고성DMZ 한반도 평화·관광 상징사업으로 통일전망대와 건봉사를 잊는 약 40km구간에 거점구역을 지정, 관광상품으로 개발한다.
오는 2022년까지 380억원(추정액, 민자)을 들여 통일전망대, 금강산 전망대, 369GP, 노무현 벙커, 건봉사, DMZ박물관을 구역별 거점구역으로 지정해 관광자원화 할 계획이다.
또 김일성 별장이 있는 역사 현장인 화진포를 중심으로 DMZ세계평화공원, DMZ평화케이블카 및 하늘길, 북방문화타운을 조성한다. 특히, DMZ세계평화공원은 지난해 열린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DMZ의 평화지대 합의에 기반을 둔 것으로, 군은 남북이 보존에 합의한 369GP와 DMZ 마지막 표석을 관광자원화해 고성을 세계인이 찾는 평화관광도시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남북교류협력사업 다각적으로
군은 남북한 간 교류 협력을 위해 한반도 평화센터를 건립, 고성세계평화박람회를 개최하고 이산가족을 위한 상설 면회소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또 동해최북단의 상징성을 활용한 청소년 평화캠프를 운영해 남북한 청년들을 위한 교류의 장이 되도록 할 계획이다.
특히 산림면적이 많은 지역특성을 활용해 남북한 산림협력센터를 조성, 남북에서 발생하는 산불재난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동시에 병해충 방제를 비롯한 다양한 산림협력사업을 추진한다.
그 밖에도 남고성~북고성(통천) 741km를 잇는 남북 공동어로구역을 설정해 긴장완화와 상생협력사업으로 상징화할 계획이다.
한반도 신경제구상이 본격화 되면 고성은 북한과 북방으로 가는 교통·물류의 전진지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육·해상을 연계하는 복합물류센터 및 단지를 구축할 계획이다.
최북단 변방도시, 동북아 홍콩으로
강원도는 남북평화의 거점 고성군을 ‘동북아의 홍콩’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최문순 도지사는 지난 달 26일 열린 평화경제 강원비전 발표회에서 고성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같이 밝혔다.
도는 국비 1,400억원과 지방비 300억원, 민간투자 300억원을 확보해 고성군 현내면에 66만㎡ 규모의 북방문화교류센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 센터에 공연장과 식당, 쇼핑시설을 갖추고 남북공동시장을 개설해 고성에 한해 무비자 왕래를 통한 관광 등 경제활동의 자유를 보장한다는 구상이다.
장기적으로는 남북 및 유엔과의 합의를 통해 남북공동자치구 성격의 평화특구를 조성, 일정 수준의 자치권을 인정받고 차후에는 남북 금융, 관광, 식품산업, 카지노 등을 토대로 홍콩과 같은 준국가적 기능까지 부여하는 방안까지도 검토하고 있다. 이것이 실현된다면 고성은 남북이 하나의 제도로 운영되는 남북일제 형태의 새로운 통일모델이 될 전망이다.
우지현 기자 orrola@hanmail.net
지난 달 분단 70년만에 일반에게 공개된 ‘고성DMZ둘레길’을 관광객들이 둘러보고 있다.
고성군이 ‘고성DMZ 한반도 평화·관광 상징사업’의 일환으로 조성 중인 노무현 벙커.
고성 DMZ박물관 및 평화둘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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