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출신의 신상득 작가가 1970년대 어린 시절의 추억을 담은 연작 시집 <울엄니>(한주)를 출간했다.
시집에는 작가가 2016년 가을부터 2년에 걸쳐 쓴 ‘울엄니’ 시리즈 100편이 실렸다. 이중 20편은 서정시이고, 80편은 옛 이야기를 담은 서사시다. 작가는 글의 형식을 굳이 따지자면 이야기가 있는 ‘수필형 서사시’라고 했다. 어머니와 소년의 눈으로 궁핍했던 초등학생 시절의 숱한 에피소드를 뽑아내 섬세하고도 치밀한 필치로 그렸다.
해마다 가을 새벽이면 밤 주우러 나가신 어머니의 사랑과 염원(밤-울엄니 1), 애지중지하던 백구를 팔아 교복을 사야했던 꼬맹이의 가슴 아픈 사연(백구-울엄니 12), 작가의 아버지를 비롯해 일사후퇴 때 월남해 속초에 정착한 함경도 아바이들의 애환과 실향민 자녀들의 ‘함경도 아바이’에 대한 그리움(아바이와 간나새끼-울엄니 16)이 눈시울을 붉히게 한다.
작품의 주 무대는 작가의 고향인 속초와 고성이지만, ‘연탄가스(울엄니21)’, ‘동동구리무(울엄니25)’, ‘수학여행(울엄니28)’, ‘채변봉투(울엄니44)’ 등 상당수가 이 시대를 산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다.
작가는 “추억을 망실하고 사는 우리가 이 작품집을 통해 잠시나마 추억여행을 만끽했으면 한다”고 했다.
속초 출신 조영길 화백이 그린 삽화 또한 많은 볼거리를 제공한다. 삽화는 글에 따라 때로는 진중하고, 때로는 코믹하게 터치를 하면서 자기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고성 원암리에서 태어난 신상득 작가는 속초고와 고려대 교육학과를 졸업했으며, 세계일보 기자 등을 지냈다. 2005년 소설 <랑의 환국> 전작 3권을 출간했다. 조영길 화백은 <설악신문> 등에서 편집기자를 지냈으며, 현재 강원도민일보 편집부 디자인팀장을 맡고 있다.
한편, <울엄니> 출판기념회 겸 북 콘서트가 지난 18일과 25일 서울 강원도민회관과 춘천 팬브레드에서 각각 열렸으며, 속초에서도 6월 8일 개최된다. 장재환 기자
신상득 작가
조영길 화백
‘울엄니’ 출판기념회 겸 북 콘서트가 지난 18일 서울 강원도민회관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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