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사)한국멸종위기야생동·식물보호협회 속초지회는 청초천 환경정화 활동을 펼쳤다. 지난달 29일 본보 보도(설악, 오늘의 풍경3 – 속초 청초천의 쓰레기)를 본 회원들이 청초천의 심각한 상태를 조금이나마 해결하기 위해 이번 달 활동으로 진행한 것이었다. 회원들은 두 조로 나뉘어 금호교에서 속초종합경기장 뒤편에 이르는 넓은 범위에 걸쳐 고된 작업을 진행했다.
한국멸종위기야생동·식물보호협회는 야생동물 구조와 보호, 불법채취 및 밀렵 예방, 환경 탐사·연구가 주된 활동영역이다. 산에서 올무·덫 철거, 겨울철 산양 등 동물 먹이 주기, 야생동식물 조사 같은 일을 한다. 환경정화와는 방향이 약간 다른 단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속초지회의 경우 환경 문제에 대해 좀 더 폭넓은 시각으로 활동을 펼친다. 좋은 환경이 동식물을 보호하는 근본적인 방안이라 보기 때문이다.
속초지회는 매월 1회 정기 활동을 펼친다. 한 번은 환경탐사를, 그다음 달은 환경정화를 번갈아가면서 하고 있다. 지금까지 영랑호로 흘러드는 장천천 정화작업을 2년 정도 꾸준히 해왔다. 앞으로는 청초천을 집중적으로 정화할 예정이다.
“처음에 환경정화를 할 때 어떤 회원들은 의문을 품기도 했어요. 야생동식물 보호 활동에 중점을 두길 바랐던 거죠. 그런데 속초는 도시 지역이라 그런 활동만으로는 한계가 있었죠. 속초지회가 한동안 침체기를 겪었어요. 그래서 좀 더 근본적인 관점으로 고민해서 나온 게 환경정화 활동입니다. 이제는 여러 회원들이 환경정화에 매우 적극적이죠.”
2012년부터 속초지회를 이끌고 있는 임원기 회장의 말이다.
임 회장에 따르면 하천 정화 활동은 상당히 까다로운 작업이다. 웨이더(가슴장화)를 입고 악취를 견디면서 장시간 작업하는 것은 쉽게 엄두가 나지 않는 일이다. 그런 까닭에 하천 주변을 청소하는 단체는 더러 있어도 하천에 들어가서 하천 바닥까지 청소하는 경우는 드물다. 하천 정화가 힘든 일이어서인지 속초지회의 회원들이 하천에 들어가 쓰레기를 건져 올리고 있으면 지나가던 사람들이 이를 보고 일당이 얼마냐고 물을 때도 적지 않다고 한다. 하지만 협회는 민간의 봉사단체이며 다른 기관의 재정 지원을 받지 않는다. 회원들이 회비를 걷어서 본인들의 돈을 써가며 활동 중이다.
“힘든데 왜 하냐고 묻는 이들이 있어요. 하지만 정화 활동이 끝난 후 그 장소를 둘러보면 보람을 느끼죠. 그리고 나중에 그 곳을 지나면서 다시 보면 너무 뿌듯해요.”
환경정화 활동의 보람을 얘기하는 임원기 회장은 환경탐사를 나갈 때에도 쓰레기봉투를 챙겨간다. 산에서 쓰레기를 줍고 있으면 등산객들에게도 계몽이 될 거라 보기 때문이다. 임 회장은 현재 여러 단체들과 함께 대대적인 청초천 정화 활동을 희망하고 있다. 이를 위해 향후 속초의 여러 단체와 기관에 이를 제안할 예정이다.
이광호 객원기자 campin@hanmail.net
임원기 회장
지난 19일 (사)한국멸종위기야생동·식물보호협회 속초지회 회원들이 청초천 환경정화 활동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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