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고성중학교 영어체험교실에 모인 학생들이 호기심에 찬 눈으로 강사의 손짓 하나하나를 뚫어져라 지켜본다.
이날은 고성군청소년수련관이 마련한 진로직업체험프로그램 중 ‘특수분장사’ 수업이 있는 날이다.
강사가 학생들에게 “영화에 나오는 피는 무엇으로 만들까요?”라고 질문하자 “블루베리 쨈이요” ,“케찹이요”, “인공색소 아닌가요?”라며 다양한 답변이 나온다.
“특수분장에 사용되는 피는 인공색소와 물엿 그리고 커피”라는 강사의 말에 “커피? 진짜예요”, “그럼 먹어도 되요?” 등 곳곳에서 질문이 쏟아진다.
상처 분장을 위해 강사가 준비해온 특수분장용 피를 나눠주자 장난기 많은 남학생이 얼른 손가락으로 맛을 본다. 주변 친구들이 이 모습을 보고 우습다며 깔깔거린다.
수업은 ‘멍분장’, ‘상처분장’, ‘찟어진 피부 분장’으로 2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학생들은 서로의 얼굴과 몸에 특수분장을 해주며 해맑게 웃는다. 종이 울리고 수업이 끝나자 학생들의 얼굴엔 아쉬운 표정이 역력하다.
수업 중 가장 말썽을 부리던 남학생이 “다음 수업은 언제해요?”라고 묻는다.
특수분장사 수업을 진행한 최아현 강사는 “직업체험수업은 학생들의 호응이 좋아 가르치는 저도 재미있다”며 “제가 담당하는 미용관련 분야의 경우 남학생들은 특수분장사에, 여학생들은 메이컵아티스트나 피부관리사에 관심이 많다”고 했다.
그는 “수업을 진행하다 보면 관심과 재능이 남다른 학생들이 있다”며 “진로직업체험이 단순한 맛보기가 아닌 학생들의 진로설계에 도움이 되도록 내실 있고 전문성 있게 진행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우지현 orrola@hanmail.net
특수분장사 진로직업체험시간에 학생들이 서로의 얼굴에 상처 분장을 해주며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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