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지역의 오징어 조업이 지난 1일부터 시작된 후 어획량이 점차 늘어나면서 동명항이 활기를 띠고 있다.
지난 16일 오전 5시30분, 동명항 난전상가들이 위치한 위판장. 아직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새벽 이른 시간이지만 동명항 위판장은 밤새 잡은 오징어를 하역하기 위해 오징어채낚기어선에서 켜놓은 집어등 불빛이 주위를 환하게 밝히고 있었다.
물량장에는 이미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으로 오징어를 싣고 갈 대형 활어수송차량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지금 막 경매가 끝난 오징어채낚기어선 앞에는 바로 옆에서 영업 중인 난전상인들이 오징어를 손수레에 싣고 옮겨가기 위해 대기하고 있었다. 오징어 선원들은 밤새 잡은 싱싱한 오징어를 대야에 담아 손수레에 옮겨 싣느라 분주했다. 난전상인들은 손수레에 오징어가 가득 실리자 난전상가로 이동해 수족관에 넣고 영업 준비를 했다.
이날 새벽에는 2척의 채낚기어선이 모두 600여급(급당 20마리)의 오징어를 잡아 급당 3만5,000원~3만6,000원선에 위판했다.
속초수협은 오징어 금어기(4월 1일~30일)가 끝난 지난 1일부터 오징어 조업이 본격화 되면서 주말과 휴일에는 난전상가에 많은 관광객들이 몰리는 등 동명항이 활기를 띠고 있다고 했다.
수협은 어획량도 예년에 비해 나쁜 편은 아니어서 어민들의 기대감도 크다고 했다.
수협에 따르면 지난 16일 2척의 어선이 600여급의 오징어를 잡은데 이어 전날인 15일에도 2척의 어선이 400여급을 위판했다. 매년 조업 초기에는 어황이 그리 좋지 않은 편이지만, 올해는 조업 이후 하루 평균 500여급이 위판되고, 많이 잡힐 때는 1,000급까지 위판할 때도 있다. 이렇다 보니 위판가격도 예년보다 싼 3만~3만8,000원선에 위판되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에는 조업 초기 어황이 부진하면서 위판가격이 급당 10만~11만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수협은 지금은 속초연안에 오징어가 잡히지 않아 29톤 이상 대형 채낚기어선 15척 정도가 2박3일 일정으로 울릉도 및 독도 인근 해상으로 조업에 나서고 있지만, 앞으로 속초연안에서도 오징어가 잡히면 소형 어선들도 오징어잡이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여름 오징어가 거의 잡히지 않아 한 달 가까이 장사를 포기했던 동명항 난전상인들도 최근의 조업상황을 반겼다.
한 난전상인은 “2017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오징어가 거의 잡히지 않아 7월 하순~8월 말까지 영업을 못해 피서특수를 놓친 적이 있었다”며 “올해는 지금의 어황이 연말까지 꾸준히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했다.
속초수협 관계자는 “올해는 조업 초기인데도 예년에 비해 어황이 그리 나쁜 편이 아닌데다 오징어 크기도 20㎝ 정도로 상품성이 있어, 많은 어선들이 조업에 참여하고 있다”며 “멀리 울릉도 및 독도 인근 해상으로 2박3일간 조업에 나서도 출어경비를 충분히 건질 수 있다고 판단해 예년보다 많은 어선들이 조업에 참여하는 것 같다”고 했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지난 16일 새벽 동명항 난전상가 위판장에서 오징어채낚기 어선 선원들이 막 경매가 끝난 오징어를 손수레에 옮겨 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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