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과 월남참전용사들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기 위해 건립한 기념탑에 정작 6·25 전사자 이름은 한 명도 없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되고 있다.
월남전참전자회 속초시지회 주관으로 지난 14일 오후 2시 설악해맞이공원에서 김철수 시장과 최종현 시의회 의장, 김동현 강원동부보훈지청장, 참전유공자 및 유족, 시민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6·25전쟁 및 월남전 참전기념탑’ 준공식이 열렸다.
참전기념탑은 국·도·시비 3억6,000여만원이 투입돼 가로 13.6m, 세로 6.3m, 높이 10.3m 규모로 건립됐다.
속초시는 국가를 위해 희생·공헌한 참전유공자의 공적을 기념하고 참전 및 보훈 가족들의 자긍심을 고취하기 위해 참전기념탑을 건립했다.
하지만 대한민국전몰군경유족회 속초시지회는 이날 “기념탑에 조각된 6·25참전용사 명단에 정작 6·25전사자는 한 분도 기록되지 않았다”며 “6·25 참전 전사자는 참전용사도 아니냐”고 불만을 나타냈다.
전몰군경유족회는 이어 “6·25참전유공자 명단이 새겨진 기념비에는 육군·해군·공군·유격대·군무원·경찰·애국단원·청년단원·노무자 등 나라를 위해 청춘을 바친 많은 우리 지역 참전용사들의 이름이 기록돼 있는데, 정작 6·25 전쟁 중에 순직한 전사자의 이름이 기록되지 않은 것이 납득이 안 간다”고 주장했다.
전몰군경유족회는 또 “이를 지도 관리해야할 관련기관이 핑계만 대며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며 “더욱이 강원동부보훈지청은 누락 사실을 인정하면서 추후에 6·25전사자 명단을 새겨주면 안되겠느냐는 식의 한심한 작태를 보이고 있다”고 분개했다.
전몰군경유족회는 참전기념탑에 6·25전사자 외에 상이용사, 6·25참전무공수훈자, 미망인회원 가족 중에도 일부가 누락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참전기념탑 건립을 추진했던 속초지역 한 보훈단체 관계자는 “기념비에 참전용사 명단을 기록하기에 앞서 보훈처에 속초에 적을 두고 있는 참전용사들의 명단을 받을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했는데 아마 이 과정에서 착오가 발생한 것 같다”며 “6·25참전용사 뿐만 아니라 월남참전용사 일부 유족들도 가족의 이름이 빠졌다는 항의를 했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참전기념탑 준공 당일 보훈처 관계자가 행사장에서 일부 참전용사들의 이름이 누락된 것을 인정하고 추후 수정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강원동부보훈지청 관계자는 “참전기념탐에 속초시 참전유공자들의 명단을 기록해야 하는데 대상자가 워낙 많다 보니 작업과정에서 일부 빠진 분들이 발생했다”며 “조속한 시일 내에 명단을 새로 정리해서 바로 잡도록 하겠다”고 했다.
한편, 월남전참전자회 속초시지회와 보훈단체는 지난 2016년 속초시와 강원도에 참전기념탑 건립을 제안했고, 지난해 12월말 착공해 이번에 준공식을 가졌다. ‘불멸의 불꽃으로’라는 이름의 기념탑에는 전쟁과 참전 관련 자료와 상징 사진이 각인돼 있다.
14일 준공식에서는 8군단 군악대가 추모 조총을 발사하고, 공로패․감사패 수여, 인사말 및 축사, 제막식, 참전곡 합창 등이 진행됐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6·25전쟁 및 월남전 참전기념탑’ 준공식이지난 14일 오후 2시 설악해맞이공원에서 개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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