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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 조촐한 점심상 나누며 오랜만에 웃음소리
고성 인흥3리 마을회관 거주 산불피해 이재민들 / “힘들지만 같은 처지 마을주민들과 함께 있어 위로”
등록날짜 [ 2019년05월13일 15시13분 ]
어버이날을 맞은 지난 8일, 고성군 토성면 인흥3리 마을회관은 산불 발생 후 오랜만에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연세 많으신 시어머니도 젊은 며느리도 모두 이재민이 됐지만, 이날만큼은 무료급식이 아닌 손수 마련한 반찬으로 조촐한 점심상을 차렸다.
마을의 젊은 남성들은 모두 한전속초지사로 집회를 하러 가고, 식사를 준비하는 젊은 여성과 나이든 어르신들만 밥상도 없이 바닥에다 음식을 차려놓고 점심식사를 했다.
인흥3리 마을회관에서 임시로 거주하고 있는 전옥분(75) 할머니는 “모두 힘든데 어버이날이라고 이렇게 준비해주니 고맙지”라며 마을주민들이 사다준 꽃무늬 고무줄 바지를 보여주며 웃었다.
전 할머니는 지난 산불 발생 당시, 급하게 대피하느라 신고 나온 털신 한 켤레가 유일하게 남은 재산이라고 했다. 대피소를 나올 때 털신을 버리고 오려다 아쉬울까봐 챙겨왔다는 할머니는 “지금의 상황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힘들지만 같은 처지의 마을주민들과 함께 있어 그나마 위로가 된다”며 “하루빨리 조립식 주택이라도 마련되면 마음 편히 지낼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인흥 3리 마을회관에는 전 할머니를 비롯해 남성 2명, 여성 3명 등 모두 5명의 70~80대 노인들이 거주하고 있다. 마을회관에는 세탁기도 있고 매일 자원봉사자들이 2~3가지씩 반찬을 보내줘 끼니를 해결하고 있지만, 고령의 노인들에게는 벅찬 생활이다.
이옥순(82) 할머니는 국회연수원에서 생활하다 지난달 28일 마을회관으로 임시거처를 옮겼다. 이 할머니는 “불편하긴 하지만 밭이랑 가까운 마을회관이 좋다”고 했다. 고령의 나이에 한 달 동안 천진대피소에서 NH농협생명연수원, 국회고성연수원을 거쳐 마을회관까지 거주지를 모두 4번이나 옮긴 이 할머니는 아프지 않은 곳이 없다. “19살 때부터 살던 집이 몽땅 불 타버린 충격에 처음에는 몸이 아픈지도 몰랐어. 시간이 조금 지나니 몸살도 오고 입안도 다 헤졌어.”
연수원에서 생활하는 한 주민은 “새벽에 마을회관으로 와서 지내다 저녁에 연수원으로 돌아간다”며 “농번기라 새벽부터 농사일을 해야 하는데 군에서 지원하는 순환버스는 첫 운행시간이 오전 7시30분부터고, 아침식사는 오전 8시부터 제공돼 여간 불편한 일이 아닌데다, 마을주민의 차량으로 한 달째 이동하고 있어 미안한 마음이 크다”고 했다.
한 집에 3대가 함께 거주하다 산불로 주택이 전소된 한 주민은 “부모님은 임시거주시설에, 아이들과 나는 속초의 임대주택에 입주하게 됐는데 물품 지원이 한 곳만 되다보니 대출을 받아 가전제품을 마련해야 됐다”고 하소연 했다.
또 다른 주민은 “임시조립식주택에 입주하기로 했는데 타 지역 대학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이 방학을 해 돌아오면 7.5평의 조립식 주택에서 아이들과 더운 여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걱정”이라고 했다.
지난 산불로 피해가 컸던 인흥 3리는 34가구 총 62명의 이재민이 발생해 마을주민 대부분이 연수원과 마을회관 등 6곳에 뿔뿔이 흩어져 생활하고 있다.
우지현 기자  orrola@hanmail.net
인흥3리 마을회관에 거주 중인 어르신들이 지난 8일 어버이날을 맞아 마을주민들이 마련한 점심식사를 하기 전에 함께 사진을 촬영했다.
우지현 (orrola@hanmail.net)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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