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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병 정책 수립 촉구 청와대 국민청원
속초 거주 홍수민 씨 “딸 조기치료 골든타임 놓쳐 고통” / “청소년 정신건강교육·정보 제공 필요”…국가 관리 등 요구
등록날짜 [ 2019년05월13일 14시51분 ]
지난 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조현병 국가관리시스템의 수립을 촉구하는 청원이 올라와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이 청원의 주인공은 조현병을 앓는 딸을 둔 속초에 사는 홍수민 씨로, 그는 조현병 조기 발견과 조기 치료의 필요성 때문에 청원을 올렸다고 밝혔다.
홍 씨는 9년 전 딸에게 병이 닥쳤을 때 조현병에 대해 잘 몰랐으며, 따라서 이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도 알지 못했다. 그래서 그의 딸은 조기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치고 딸과 가족이 함께 고통의 나날을 보냈다.
조현병 환자의 범죄에 대한 자극적인 언론 보도는 홍 씨를 더욱 힘들게 했다.
“조현병 환자들이 강력범죄를 일으키는 기사들을 언론에서 접하신 일반인들은, 그들이 무섭고 두려운 괴물 같은 존재로 느껴지실 겁니다. 그러나 사실은 범죄율이 일반인보다 낮습니다.”
홍 씨의 주장에 따르면 조현병 환자의 강력범죄에 대한 심심치 않은 언론 보도는 조현병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을 악화시키고, 이는 조현병 환자와 가족들이 병을 더욱 숨기게 한다. 이로 인해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
조현병은 인구 100명당 1명꼴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생각보다 흔한 병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약 50만 명의 환자와 200만 명 정도의 가족들이 조현병으로 인해 고통을 받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홍수민 씨의 게시 글에 따르면 조현병은 조기 발견과 치료 시 7명 중 1명은 완치가 가능하며, 2명은 약을 복용하면서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발병 후 치료 시작까지의 기간이 정신보건 선진국에서는 3개월 정도인데 우리나라는 15개월이다.
홍 씨는 이번 청원에서 총 5가지를 요청했다. 먼저 청소년에 대한 정신건강 교육이다. 조현병 발병 시기는 남성의 경우 18~25세, 여자는 20~30세가 많은 편이다. 따라서 청소년기에 실시한 정신건강 교육은 병의 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된다. 두 번째는 정신질환자 가족에 대한 교육과 정보 제공이다. 가족들이 조현병에 대해 알고 있다면 환자와 가족의 삶이 크게 바뀔 수 있다. 세 번째는 정신질환에 대한 국가의 적극적 관리다. 이렇게 할 경우 일반 국민들도 보호할 수 있다. 네 번째는 대중매체에서 정신질환자를 다루는 방식의 변화이다. 정신질환자를 자극적으로 다루지 않고 정신질환의 예방과 대처, 인식 개선에 도움이 되는 콘텐츠의 제작과 보급이 중요하다. 마지막은 정책 결정에 환자와 가족의 요구를 최대한 반영하는 것이다. 환자들의 치료와 재활에 필요한 사항들은 환자와 가족들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 청원에는 청원 개시 이틀 만인 지난 9일 현재 1,400명 정도 참여했다. 청원은 다음달 6일까지 진행하며, 청원에 참여한 사람이 20만명을 넘을 경우 청와대의 공식적인 답변을 받을 수 있다.
이광호 객원기자 campin@hanmail.net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조현병 정책 수립 촉구 청원(청와대 인터넷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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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내고 얘기하며 문제해결 위해 노력”
조현병 국가관리 청원 홍수민 씨
“제도적 뒷받침 너무 부족해 절망”
- 어떤 계기로 이 청원을 하게 됐나?
△ 작년에 딸의 정신장애 등록을 하고 난 이후 우리 사회에 조현병에 대한 제도적 뒷받침이 너무 부족해 절망했다. 둘째 딸이 한 말도 내가 이 청원을 하는 계기가 됐다. 내가 나중에 죽고 나면 첫째를 누가 돌볼지 걱정하는 말을 둘째 딸이 내게 했다. 올해 초부터 이 문제에 관해 국민청원을 해보자는 마음을 먹었다가 지난 5일 청원을 하게 됐다.(홍수민 씨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쓴 날은 5일이지만, 100명의 사전 동의와 관리자의 검토를 거쳐 7일부터 일반에 글이 공개됐다.)
- 딸의 발병 후 어떤 일들을 겪었나?
△ 딸이 스물한 살에 병이 난 이후 처음에는 병원에 가본다는 생각을 못했다. 환청이 심했지만 딸은 병원에 가기를 거부했다. 딸의 이상한 행동 때문에 딸과의 갈등이 심했다. 무속인을 만나 굿을 하면서 퇴마 의식도 했고 이름이 문제인가 싶어 개명도 했다. 그런데 한 무속인이 굿을 한 이후에 병원에 가보라고 했다. 의사를 만나보니 의사는 조현병 환자의 가족들이 무속이나 종교에 의탁하다가 병원 방문이 늦어지는 일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요즘도 주변에서 딸을 위해 용하다는 종교인을 만나보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딸과 함께 죽을 생각도 했다. 발병 이후 9년 동안 딸은 입원을 세 번 했고 지금은 약을 복용하며 거의 집에 머무르고 있다.
- 답답하거나 안타까운 점은?
△ 딸이 병원에서 약을 처방받아 먹다가 투약을 중단한 적이 있다. 그러다가 재발해서 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병이 호전되는 것 같다고 약을 중단하면 안 되는 거였다. 이런 기본적인 사실에 대해 병원에서는 주의를 준 적이 없다. 상당수 병원이 조현병 환자에 대해 꼼꼼한 진단과 상담을 해주지 않는다. 그래서 가족들도 병에 대한 정보를 얻기가 힘들다. 다른 장애인들은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상대적으로 좀 더 갖춰져 있지만 조현병 같은 정신질환의 경우 그렇지 못하다. 어서 제도가 마련되면 좋겠다.
- 공개적으로 조현병 환자의 부모라는 사실을 밝히기 쉽지 않았을 거 같다.
△ 그렇다. 조현병을 앓는 가족을 뒀어도 다른 사람들이 알게 될까 걱정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나는 드러내 놓고 얘기하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생각이다. 조현병을 앓는 이도 평범한 이들과 함께 살아 갈 수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다. 그래서 외부에 일이 있을 때 딸과 함께 외출하고 있다.
이광호 객원기자 campin@hanmail.net


이광호 (campin@hanmail.net)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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