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의 관문인 해맞이공원에 가보면 조각예술품뿐 아니라 망향비, 유허비, 야외공연장 등이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접근성 문제 때문인지 시민과 관광객들의 집객도가 그리 높은 편은 아니다.
공연도 열고 기념비·시비도 조성
물소리시낭송회가 석봉도자기 앞 엑스포공원에 고 최명길 시인의 시비 건립을 추진하면서 촉발된 속초문화예술공원 조성 제안은 속초예총 제27차 정기총회에서 나왔다.
정기총회에서 김종헌 전 속초문인협회장은“단순하게 시비 하나 세우는데 연연하지 말고 차라리 속초시에 정식으로 일정한 부지에 속초문화예술공원 조성을 제안하자”며“문화예술 공원이 조성되면 관광자원으로 볼거리도 되고 문화예술의 위상도 높아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물론 속초문화예술공원 조성문제는 속초예총뿐 아니라 속초문화원, 속초민예총과 의견조율을 통해 최종적으로 속초시에 제안한다는 단서는 있다.
장규호 속초예총 국제교류단장은 이에 대해“대한민국 전체에 문화예술공원이 없다. 속초가 하면 최초이기 때문에 관광메리트도 있다. 속초예총이 이걸 만든다고 하면 전국적으로 모범사례가 될 것이다. 공덕비나 시비를 만든다고 환경에 문제되는 것은 전혀 없다고 본다. 문화예술 공원에 상시 공연할 수 있는 공연장도 꼭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시민들이 접근하기 쉬운 곳에 문화예술공원을 조성해 공연도 열고 미적감각을 살린 지역문화예술인들의 공적비나 기념비, 시비 등도 세우자는 것이다.
이 문제와 관련해 속초예총 정봉재 회장과 명예회장, 회장단 10여명은 지난 3월 11일 속초시장실에서 이병선 시장과 간담회를 열어 관내에 있는 시비, 기념물, 공적비 등을 전수조사한 후 항구적 문화예술공원을 조성해달라고 제안했다.
이반 속초예총 명예회장은“문인비나 예술인 기념비, 지역의 모범적인 선각자들의 공덕비 등에 대한 일반적인 관습은 먼저 가족이나 친지들이 고인의 기념비를 세울 경우 개인 집터나 소유토지에 구조물을 건립해 타인이나 전문분야의 여론에 개의치 않지만 시 부지나 공공소유 공간에 구조물을 설치할 경우에는 시나 시민들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때에도 공공의 이득에 합당해야 하고 사회성, 미적인 가치를 고려할 객관적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한다”고 말했다. “왜냐하면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은 구조물은 언제든지 불안한 상태에 놓여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공공부지에 설치시 객관적 심의 필요
한편에서는 다른 지역 사례에서 보듯 접근성이 용이하고 선양할 이유가 분명한 곳에 추념비를 세우는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어 이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 특히 작가의 경우 작품과 유관한 곳에 작지만 장소와 어울리는 작품성 있는 기념비를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청호동에 가본 적이 있는지’, ‘청호동 갯배’란 시로 청호동과 바로 연상되는 이상국 시인의 시비가 청호동이 아닌 다른 곳에 위치한다면 어불성설일 것이다. 엑스포공원 한 구석에 위치한 유정충 선장과 이기섭 박사 동상도 제 자리가 아닌 듯하다.
영랑호를 노래한 안축시비는 문화연구회 ‘풀묶음’과 순응 안씨 종친회가 영랑호 국유지에 건립했다. 민간 문화단체가 행정을 움직여 세운 첫 번째 사례일 것이다.
속초문화예술공원 조성과 관련해 시 관계자는 “공원 조성 요구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문화예술뿐 아니라 다른 영역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해당사자들과의 의견조율 또한 필요한 사항”이라고 말했다.
지역인물 선양에 인색한 지역 환경부터 바꿔가면서 지역문화예술인에 대한 선양사업은 민간단체 주도로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하되 절차적 투명성이 담보된 제도 마련 후 행·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특히 시민과 문화예술인 모두가 공감하는 장소에 문화예술인 공원이 조성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수영 속초예총 사무국장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시내와 청호동 신포마을을 잇는 갯배. 청호동 갯배를 노래한 지역출신 시비가 건립되면 많은 관광객들이 공감할 것이다.
속초해맞이공원 모습. 많은 조각품들이 나무에 가려 외부에서 예술 공원이란 인식을 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 작품 위주의 조경이 필요하지 않을까.
속초 엑스포공원 모습.
청호동 신포마을 공원에 있는 조각상. 실향의 아픔을 노래한 지역출신 시비가 건립되면 안성맞춤일 것이다.
영랑호 체육공원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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