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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 스쿠버다이버 김규영의 살아온 이야기<9> – 구조활동의 어려움
“시신을 부둥켜안아야 합니다”
등록날짜 [ 2019년05월13일 14시23분 ]
해양에서의 구조활동은 스쿠버다이빙을 할 줄 안다고 해서 다 되는 것이 아니다.
“심리적으로 준비가 돼 있지 않으면 구조작업 참여는 트라우마를 가지고 물속에 들어가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김규영 회장은 계속해서 말을 잇는다.
“해양구조활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이전보다 많아진 것은 긍정적입니다. 그런데 잠수를 잘한다고 해서 구조활동 역시 잘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구조활동은 심리적 충격을 받을 수 있는 일이지요.”
지난 3일 ‘세월호 의인’으로 불리는 김동수 씨가 국회 앞에서 자해해 병원으로 옮겨진 일이 있었다. 그의 자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수차례 자해를 한 바 있다. 화물차 운전기사였던 그는 세월호 침몰 당시 자신의 몸에 소방호스를 감아 학생 스무 명을 구조했다. 김동수 씨의 심리상담을 진행해온 상담사는 김동수 씨가 평소에 고교생들만 봐도 ‘살려 달라’는 환청을 들을 정도로 정신적인 고통을 겪었다고 밝혔다. 세월호 구조 참여자의 정신적 고통은 비단 김 씨만의 일이 아니다. 또 다른 세월호 의인인 김관홍 잠수사는 트라우마와 잠수병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다른 잠수사들도 아직 심리적인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김규영 회장은 몇 년이 흘렀건만 후배 김관홍 잠수사의 죽음을 너무도 애석해한다. 해양 참사에서 인명을 구조하는 일은 잠수만 잘한다고 해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심리적인 대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산에서의 구조활동에서는 여러 사람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잘 나뉘어 있는 반면, 다이버의 구조활동은 대개 혼자서 이뤄진다. 난감하거나 위험한 일이 생기더라도 다이버는 현장에서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해야 한다. 가령 다이버 혼자서 물속을 수색하다 시신을 보게 되면 그 자리에서 부둥켜안아야 한다. 경험이 부족한 이들은 물속에서 시신을 보고는 놀라서 물위로 올라와서 시신이 어디 있다고 외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물속은 산중과 달리 시신을 한곳에 그냥 두지 않는다. 시신을 본 후 물 밖으로 나와 사람들에게 알리고 나서 다시 여러 사람들이 함께 가서 수습하기는 어렵다. 그리고 시신은 한 손으로 잡고 있으면 안 되며 두 팔로 몸통을 껴안아야 한다. 만약 한 손으로 어설프게 시신을 잡고 있으면 시신이 물살에 움직여 다이버의 얼굴 앞에 확 다가올 수 있고 그렇게 되면 대개의 경우 놀라서 시신을 놓쳐 버리게 된다. 물속은 시야가 좋지 않으므로 시신을 놓치면 다시 찾기 쉽지 않다. 시신을 발견하면 그 즉시 두 팔로 시신을 안고 올라오거나 수면 위로 부표를 올리고 시신을 안은 채로 사람들을 기다려야 한다.
“간혹 구조활동 경험을 무용담처럼 얘기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이들은 보통 얼굴이 상기돼 있고 감정적으로는 매우 흥분된 상태입니다. 제 눈에는 그 모습이 트라우마가 겉으로 드러난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구조활동 참여자 중 시신을 본 다음날 눈에 핏발이 서있거나 술 냄새가 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 상태가 며칠씩 계속되기도 하지요. 어떤 이는 구조활동에 참여하면서도 시신이 자신 앞에 나타날까봐 크게 걱정을 합니다. 그만큼 해양구조활동은 심적 압박이 심한 일입니다.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겠지만 해양구조활동에 참여하는 이가 중압감을 견딜 수 있는 사람인지 파악할 필요가 있지요.”
 김 회장 또한 해양구조활동 초기에는 심적 부담이 컸다. 그는 사고가 난 이들을 향한 진심어린 마음으로 극복했다고 한다. 김 회장은 실종자 수색에 나서면 술을 한 잔 올리고 시작하고, 물에 들어가면서 혼잣말로 ‘자 이제 집에 갑시다’라고 실종자를 향해 말한다. 그리고 물속에서 망자를 보게 되면 정성스러운 태도로 수습한다.
 김 회장은 지금까지 물에 빠진 사람을 수색하면서 돈을 받아본 적이 없다고 한다. 물속에서 사람을 찾는 것이 힘든 일이지만, 이는 김 회장의 원칙이다. 김 회장이 이렇게 하는 것은 우리 사회에 대한 봉사이면서 동시에 자신에게 생길 수 있는 트라우마를 방지하려는 노력이다. 돈을 받고서 망자를 찾게 되면 죄책감에 빠질 수 있다는 생각에서 이렇게 해오고 있다.
 “해양구조활동에 나서는 이들은 심리적 부담을 극복하는 자기 나름의 방식을 찾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과 훈련도 중요합니다. 잠수 가능 인력을 늘리기보다 진정한 구조 전문가를 길러내야 하는 거죠.”           <다음에 계속>
구술 김규영 한국나우이 회장
정리 이광호 객원기자 campin@hanmail.net

이광호 (campin@hanmail.net)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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