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화마로 모든 것을 잃었지만, 우리 이재민들이 용기를 잃지 말고 다시 재기의 힘을 가졌으면 합니다.”
지난 23일 오후, 화마로 잿더미로 변해 버린 폐허의 현장에서 만난 조영두(66) 나폴리아 카페 대표는 예상 외로 담담해 보였다.
“괜찮냐”는 기자의 질문에도 “다시 일어서야지”라며 오히려 너털웃음 지어보였다. 화마로 20여년간 가꿔온 삶의 터전을 모두 잃어버린 사람처럼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지금은 잿더미로 변해버린 카페 입구에 그동안 카페를 이용해준 고객들에 대한 감사의 인사와 함께 빠른 시일 내에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겠다는 재기 의욕이 담긴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이날도 나폴리아 카페가 전소된 사실을 모르고 찾았다가 발길을 돌리는 관광객들의 모습이 보였다.
조 대표는 건물이 전소된 후 며칠 동안 정말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위로해줬다고 했다.
나폴리아 카페는 장사동 해안가에 위치해 바다를 시원스럽게 조망할 수 있어 유명세를 탔다. 하지만, 지난 4일 발생한 대형산불로 2층 목조건물이 모두 불에 타고 지금은 검게 그을린 철골 구조물만 남아 있는 상태다.
조 대표는 산불 발생 당일 저녁 외출했다가 산불이 번진다는 소식에 얼른 돌아와 보니 이미 가게가 타고 있었다며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탔던 가게가 불에 타 너무나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 살아오면서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는데, 이번에도 이겨내 제2의 인생을 다시 시작하겠다”며 “이재민들도 일어나 재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속초시장 후보로 출마했으며, 설악권 시군통합추진위원장, 설악고총동문회장 등을 지냈다. 고명진 기자 mjgo051@hanmail.net
조영두 대표가 산불로 전소돼 뼈대만 남은 카페를 바라보고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