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처음으로 연극무대를 꾸민 건 고 1때인 1977년이다. 그로부터 40년이 지난 지금까지 무대와 세트 등을 제작하는 일을 하고 있는 김일태(56) 연극협회 강원도지회 부지회장.
올해 제33회 강원연극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속초연합팀의 <카운터포인트> 무대로 무대미술상을 받았다. 2011년 첫 무대미술상, 2014년 공로상에 이어 상을 받은 것만 5번째지만, 수상여부를 떠나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사람들과 함께 나누며 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뿌듯하다고 한다.
미술학도였던 그는 고등학생 때 처음으로 학교 연극무대에 들어갈 그림을 그렸다. 어떻게 하면 배우와 관객들의 이해를 넓힐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자연스레 연극의 3요소 중 하나인 무대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다. 속초 ‘청년문화연구회’에서 활동했던 1980년부터 그는 꾸준히 지역연극계에 몸담으며 무대미술 외에도 배우, 연출 등 다양한 역할을 해왔다. 이번 <카운터포인트>에선 척화파 대표인물인 ‘감상원 대감’ 역으로 무대에도 섰다.
김 부지회장은 1990년대 프로볼링선수로 활동했던 특이한 이력이 있다. 볼링장을 운영하며 선수로 지내는 동안 경제적으로는 넉넉했지만, 항상 연극과 미술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어느 순간이 되니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분명해졌어요.”
그는 전처럼 돈은 못 벌어도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했다. 점차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이 ‘운동선수 김일태’가 아닌 ‘미술가 김일태’를 찾는 일이 많아지면서 일도 조금씩 들어왔다. 도문농요전수관의 ‘만장기’와 시립풍물단의 ‘깃발’, 2014년 설악문화제의 ‘퍼레이드카’ 등이 그의 작품이다.
지난해 설악문화제 ‘파시(波市)전’에서 선보였던 학교와 음악다방, 선술집 등 60~70년대 시대상을 재현한 세트는 시민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4동이었던 세트를 올해는 8동으로 늘릴 예정이다.
김 부지회장은 현재 극단 청봉의 사무국장과 한국연극협회 감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