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팔순잔치 비용 1,000만원을 동해안 산불피해 이재민들과 복구에 써달라며 기탁한 양양주민의 사연이 감동을 전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양양 손양면 하왕도리에 살고 있는 이영규(80) 씨와 자녀들.
평생 농사만을 지어온 이영규 씨는 지난 4일 속초와 고성에서 발생한 산불로 많은 이재민들이 발생하고 큰 피해를 입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는 지난 2005년 양양산불이 떠올라 밤새 잠을 자지도 못했다고 한다. 특히, 영농철을 맞아 농사는 고사하고 살던 집이 타버린 모습을 보고는 마음이 너무 아팠다.
이 씨는 지난 14일 팔순생일을 맞아 자녀들(1남4녀)이 마련해준 1,000만원으로 잔치를 열 예정이었지만, 내내 산불피해 이재민들이 떠올라 자녀들과 상의해 이재민들과 산불복구에 기탁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양양군농업기술센터 원예기술담당인 이 씨의 장남 이종국 씨는 지난 2005년 양양산불 당시 농업인 등 지역주민들이 피해를 입어 어렵게 생활했던 당시를 생각해 아버지의 결정에 흔쾌히 동의하고 힘을 실었다.
이영규 씨는 “큰 재난을 당한 주민들을 생각하니 남의 일 같지 않아 그냥 넘어갈 수 없었고, 이재민들이 집도 없이 힘들게 생활하는 상황에서 잔치를 한다는 것도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기탁하게 됐다”며 “이재민들이 하루빨리 힘을 내 생활에 안정을 찾고 농사를 짓을 수 있었으면 더 바랄게 없다”고 말했다.
성금을 기탁 받은 김진하 양양군수는 “어르신의 속 깊은 마음에 감동이 파도처럼 전해왔다”며 “이 같은 배려심이 지역을 더 탄탄하고 아름답게 가꿔나갈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다. 김주현 기자 joo69523@hanmail.net
이영규(왼쪽 두 번째) 씨가 자신의 팔순잔치비용 1,000만원을 산불피해 이재민들에게 전해달라며 김진하 양양군수에게 전달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