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싣는 순서>
① 동해선의 희망과 설악권 산업화의 방향성은
② 남북철도 거점, 설악권의 현재와 미래-양양노선
③ 남북철도 거점, 설악권의 현재와 미래-속초노선
④ 남북철도 거점, 설악권의 현재와 미래-고성노선
⑤ 동해선 남단 212km의 역할과 철도망 구축 과제
⑥ 시베리아 횡단열차, 글로벌 물류·관광 경쟁력 잇다
-블라디보스톡·하바롭스크노선
⑦ 시베리아 횡단열차, 글로벌 물류·관광 경쟁력 잇다
-울란우데·이르쿠츠크노선
⑧ 시베리아 횡단열차, 글로벌 물류·관광 경쟁력 잇다
-예카테린부르크·모스크바노선
⑨ 동해선 연결 과제와 설악권의 산업화 전략 방안
동해선 중 북부선 강릉~고성 제진 간 104.6km는 미 개통 구간이다. 이 구간에 철길을 놓으면 곧장 남북철도가 이어지고, 러시아 시베리아횡단열차와 연결돼 우리나라를 대륙으로 안내하게 된다. 남북교류는 물론 통일의 길로 나갈 수 있는데다, 글로벌 경제공동체로서의 대외적인 위상은 더욱 높아진다.
동해북부선 연결사업은 정부의 추진계획에 발맞춰 민간에서도 남북철도 연결 캠페인까지 이어지면서 탄력을 받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과 이철 전 코레일 사장, 방송인 김미화 씨가 공동위원장으로 하는 동해(북부)선 연결추진위원회가 발족해 평화침목 기증운동도 펼치고 있다.
동해북부선은 1937년 함경남도(해방 후 강원도로 개편) 안변역~양양역 구간(총연장 192.6㎞)까지 일제의 수탈길로 개통돼 운행되다 1950년 한국전쟁으로 운행이 중지됐다. 이 노선으로 양양에서 북한 원산역을 거쳐 경원선(서울~원산)을 통해 서울까지 갈 수 있었다. 동해북부선은 강릉 경포대역까지 연결해 장차 부산까지 동해선을 완성할 계획이었으나, 남북 분단으로 실현되지 못했다.
현재 양양읍 청곡리 일원에 흔적만 남아 있는 양양역은 북으로는 낙산사역(물치)을, 남으로는 하조대역을 두고 있다. 1944년 4월 인가를 받아 서면 장승리 철광산과 6.9km를 연결한 철광노선까지 껴안은 거점역이었다. 서면 장승리까지 이어지는 철광노선은 현재까지 흔적이 또렷이 남아 있다. 이 노선의 흔적을 따라가면 서선리 터널과 당시 철광을 실어 나르던 철길이 아직도 확연하게 나 있어 당시의 기적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북한 원산에서 안변과 고성, 속초를 거쳐 양양까지 이어졌던 동해북부선은 68년 전의 기적소리를 기억하면서 숨죽여 지내다, 지난 2018년 남북정상의 4.27판문점 선언으로 다시 기적소리를 힘차게 내뿜을 준비에 들어갔다.
공항·도로·철도 3박자 교통체계 구축
정부가 남북정상회담을 기초로 동해북부선 연결사업을 우선순위로 정하자, 양양군과 강원도는 이를 핵심사업으로 채택하고 지난해 6월부터 용역을 발주, 시너지 효과 창출을 위한 대응전략 수립에 들어갔다.
양양군은 인접지역인 강릉 주문진까지 동해선이 연결된다는 전제로, 현남면 지경리부터 강현면 물치리까지 59km에 이르는 동해북부선 양양구간에 대한 기초조사를 비롯해 주요 현안사업과의 연계성 등을 타진하며 구체적인 밑그림을 그려나가고 있다.
우선 동해북부선 양양구간을 양양국제공항과 서울양양고속도로 등 국가기간망과 연결될 수 있도록 양양역을 양양읍 중심으로 할 것인지, 아니면 양양국제공항과 직접 연계하고 낙후한 손양면의 도심확장을 위해 손양면 일원으로 할 것인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여기에 오색케이블카 설치사업과 양양신항만 구상, 서핑거점 활성화 등 주요 현안사업과의 연계도 고려해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군은 도시확장 및 역세권 개발에 중점을 두고 양양일원의 모든 교통망을 30분대로 순환할 수 있는 역사 건설에 방점을 두고 있다.
총연장 153km로 수도권과 최단 거리인 서울양양고속도로와 최근 양양국제공항을 모기지로 항공운송사업면허를 취득한 플라이강원 등 고속도로와 항공에 이어 철도까지 갖추게 되면, 지역발전의 가장 중요한 3박자 교통시스템을 모두 갖추게 돼 교통허브로서 경쟁력을 더욱 높일 수 있다고 보고, 여객수송과 함께 물류망 연결을 위한 후속 산업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군은 현재 운행하고 있는 KTX서울∼강릉구간을 양양국제공항 등 주요 거점인프라와 연계할 수 있도록 양양까지의 연장을 지속적으로 건의할 계획이다.
해안·산악관광상품과 연계 활성화
양양군이 동해북부선과 연계해 경쟁력을 키워나가려는 핵심으로 손꼽는 것이 바로 특화관광상품이다. 이와 관련, 군은 산악관광은 현재 환경영향평가 본안 제출을 앞두고 있는 오색케이블카 설치사업을 완성하고, 해안관광은 경쟁력을 선점하고 있는 서핑산업을 기반으로 해 동해북부선을 산악·해안관광과 연계한다는 전략이다.
동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현남면 죽도와 현북면 하조대, 강현면 물치 등 해안가의 맞춤형 서핑산업화를 더욱 활성화시켜 동해선 철도를 따라 최소 1박2일이나 2박3일 체류하며 해안관광을 즐기고, 오색케이블카로 산악관광도 함께 향유할 수 있도록 양양역을 해안과 산악관광의 출발점으로 거점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피서철 해수욕장 운영에만 그치고 있는 주요 해변의 관광활성화가 시급하다고 판단, 낙산해변의 친환경 인프라 조성을 비롯해 구 낙산도립공원 개발사업 추진, 수산항 요트마리나 활성화, 서핑해변의 수준별 맞춤형 프로그램 구축, 설악해변 비치마켓 안착 등 다양한 해변특화관광상품 안착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해안관광의 허브가 완성되는 것을 전제로 내륙과의 연결을 위해 권역별로 탐방로를 개설하고, 낙산사를 중심으로 진전사와 성국사지 등 주요 불교문화가 깃든 불교성지순례길도 구상하고 있다.
동해북부선의 요충지였던 양양노선이 65년 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채, 그 역할을 동해안의 명품 해안길인 7번국도가 대신해오고 있는 상황에서, 해안철길 주변에는 지난 2002년 강원도 유일의 양양국제공항이 개항하고, 철광 길에는 2017년 서울양양고속도로가 개통하는 등 양양군은 시대변화의 전환점을 맞고 있다.
양양의 철길이 사라진 사이 하늘 길과 고속도로가 생겨 더 빠른 속도의 시대를 맞고는 있지만, 밤 새워 쉼 없이 내달리면서 대륙까지 승객과 화물을 실어 나를 수 있는 동해북부선 연결의 열망은 그리 쉽게 가라앉지 않고, 다시 새로운 철길 위에 목침을 하나하나 놓겠다는 의지로 이어지고 있다. 김주현 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받았습니다.
동해북부선 양양구간은 과거 운행 당시, 여객과 철광 길을 함께 거느렸던 거점노선이었다. 동해북부선이 지나던 양양 남대천. 2005년까지 교량은 끊어진 채 교각만 남았고(왼쪽), 지난 2006년 교각마저 철거됐다.
남대천에서 끊긴 동해북부선 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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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기간망 거점화 역할 최선”
김진하 양양군수 “관광·물류 노선으로”
김진하(사진) 양양군수는 동해북부선 연결사업을 양양군의 주요 핵심사업으로 보고, 연계사업 추진에 힘을 싣고 있다.
김 군수는 정부의 동해선 연결추진계획에 따라 실현 가능한 사업추진을 위한 용역을 곧바로 진행하며 지역발전의 청사진을 하나씩 실행에 옮겨나가고 있다.
그는 특히, 양양국제공항과 서울양양고속도로 등과 연계한 시너지 창출에 주력하고 있는 가운데 여객운송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현안사업의 추진을 통한 도심기능 확장에 사활을 걸고 있다. 또 서울 등 수도권과의 물류기능 확대를 위해 기업유치는 물론 농공단지 확장을 넘어 산업단지개발까지도 구상하는 등 체계적인 밑그림을 차곡차곡 그려 나가고 있다.
김진하 군수는 “동해북부선을 단순한 교통망으로 생각하지 않고, 여객기능에 물류까지 접목할 수 있도록 맞춤형 전략사업을 체계적으로 추진해 과거 우리나라 최대 철광 길이었던 양양구간을 다시 관광과 물류의 황금노선으로 연결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주현 기자 joo6952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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