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피해 이재민들이 하루속히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정부 지원과 복구작업이 서둘러 진행돼야 한다. 특별재난지역 지정으로 주택의 경우 보상비 1,300만원과 융자금 6,000만원 지원만 거론될 뿐이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 9일 속초 간담회서 “제도를 뛰어넘는 지혜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아직 구체적인 지원대책이 나오지 않아 이재민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소상공인들은 더욱 막막하기만 하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재해자금 융자 한도 7,000만원에서 2억원으로 확대, 대출기간 5년에서 7년으로 연장, 대출 금리 연 2.0%에서 1.5%(고정)로 인하 등의 대책을 내놨지만, 소상공인들은 빚만 더 키우는 것이라며 직접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산불의 원인을 놓고 한국전력의 책임론이 거세지고 있다. 설악권 4개 시·군번영회는 지난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한전은 산불원인을 인정하고, 원상복구를 최대한 지원하라”고 요구했다. 속초산불피해보상대책위원회도 지난 19일 속초시청에서 발대식을 열고 한전의 책임과 직접적인 피해지원을 촉구했다. 강원지방경찰청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 고성·속초 산불은 강풍에 의해 특고압 전선과 개폐기를 연결하는 리드선이 떨어져 나가면서 전신주와 접촉해 발생한 아크 불티가 마른 낙엽과 풀 등에 붙어서 발생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난 18일 밝혔다. 이를 토대로 경찰은 한전의 전신주 설치와 관리상의 과실 여부에 대해 신속하게 수사할 예정이라고 했다.
산불피해 주민들에게는 한시가 급하다. 산불발생 원인이 한전의 책임으로 드러나면 배상이 이뤄져야 하지만, 이는 시일이 걸릴 수밖에 없다. 청대산 산불 당시에도 소송까지 가면서 배상을 받기까지 2년이나 걸렸다. 정부가 한전의 책임여부가 밝혀지기 전이라도 이재민들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대책을 조속히 내놔야 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