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적십자사 강원도지사 고성군지구협의회 엄기인(사진) 회장은 원암리에서 운영하던 식당과 집이 산불로 모두 타버렸지만, 토성면사무소에서 이재민 봉사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8일 만난 엄 회장은 빨갛게 충혈된 눈에 피곤한 모습이 역력했다.
산불이 발생했던 지난 4일 저녁에도 토성면사무소에 나가 화재 진화를 도울 봉사자를 모으고 있었다고 한다. “오후 8시 30분쯤 마을 주민이 우리 집도 불타고 있다고 해서 급하게 돌아와 보니 18년 동안 운영한 식당과 집이 새까맣게 타 있더라고요. 정말 말할 수 없이 참담한 상황이지만 함께 이겨내야죠.”
엄 회장은 집과 가게를 하루아침에 잃고 현재는 이야진초등학교에 임시로 마련된 이재민대피소에서 거쳐하고 있다. 그의 모습에 감동해서인지 같은 대피소에 머물던 이재민들도 하나 둘 봉사활동에 동참하고 있다고 한다.
엄기인 회장은 경찰공무원으로 20년간 근무하고 퇴직한 뒤 2014년부터 봉사활동에 헌신해 왔다. 현재 대한적십자사 고성군지구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고, 독거노인과 차상위·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집수리를 해주는 ‘더불어 살아가는 예쁜집 꾸미기 봉사단’ 회장으로도 9년째 활동하고 있다.
우지현 기자 orrol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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