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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칼럼 / 천진초교 이재민 임시거주시설에서
등록날짜 [ 2019년04월15일 12시19분 ]
그렇게 불길이 모질더니 오늘은 비가 내립니다. 잔불 걱정은 덜어도 될 듯 합니다.
세상사 양면이 있다고 이곳 시설 안팎은 을씨년스럽고 뭔가 움츠러드는 기분을 피할 수 없습니다. 임시시설로 대피한지 1주일 여. 일부는 콘도나 연수원으로 이동했지만, 아직도 많은 분들이 이곳에서 머물고 있습니다.
밖에 비도 오니 모처럼 이번 참사에서 피해가 컸던 지역 중 하나인 용촌리 주민들이 옹기종기 모여 이야기를 나눕니다. 헐레벌떡 탈출하던 순간, 연기가 앞을 막아 한발짝도 움직일 수 없던 순간, 차가 뒤집혀 옮기려던 현금 1,500만원을 불태워버린 안타까움… 그날밤을 복기하면서 어이없는 표정으로 그리고 이내 참담한 마음의 그림자가 얼굴에 덮칩니다. 비가 오니 여느 때 같았으면 밭에 나가 일도 할 텐데 하면서 눈시울을 붉힙니다.
고성산불은 그야말로 다 태웠습니다. 마을, 축사, 기르던 강아지는 물론 인생이 탔습니다. 건질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절규는 과장법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현실입니다. 산불참사는 그렇게 혹독하게 잔인합니다.
당장 농사일을 비롯해서 다니던 직장일 걱정이 목젖을 짓누릅니다. 하루 벌어 살아가던 생계도 중단되었습니다. 일터에 나갈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직장에서 이런 사정을 감안해서 결근처리 안하고 특별한 배려를 받을 수 있을지 묻지만 당장 답을 드릴 수 없는 내 자신도 답답합니다.
집 근처에 컨테이너 박스같은 독립된 임시거처가 빨리 마련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그래서입니다. 이 지점에서 이재민 지원이 출발해야 합니다. 산불 이후 며칠 각 방송사 뉴스를 집중해서 들어보지만 하루하루 가면서 무덤덤해집니다. 보도는 무성한데 구체적으로 진행되는 것은 들은바 없습니다. 전국 곳곳에서 구호물품 차만 도착한다고 합니다. 보상금액에 대한 보도를 보면 억장이 무너집니다. 잿더미가 된 집 철거비용도 안 되는 액수입니다. 그래서 정부의 특단의 조치가 필요합니다. 조속한 실사를 통한 구체적 피해보상과 복구 로드맵을 제시해서 이재민들의 막막함을 덜어주어야 합니다.
화마의 악마같은 속성상 아무것도 건질게 없기에 다른 유형의 재난과는 차별적 접근이 필요해 보입니다. 특례법이라도 만들어야합니다. 민생을 위한 정치권의 합의도 절실합니다.
이럴 때 재기와 희망을 주는 합의도출이 여야를 떠나 민생정치의 본보기가 될 수 있습니다. 이참에 고성·속초 모델을 창출하는 전기마련을 기대해 보고 싶을 따름입니다.
어제 군청과 처음으로 간담회가 있었지만 원만하게 진행되지 못했습니다. 지난 며칠간 상호간 진정성 있는 소통이 없었기에 상호 이해의 폭도 아주 협소했습니다. 회의실 한 켠에서는  언성도 종종 높아졌습니다.
대피소에 있는 주민들이 방송을 통한 뉴스가 아닌 실제 지자체와 소통하기를 바라는 것이 지나치다고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일부 이재민들은 대피소에 있어도 소통이 안 되는데 연수원이나 콘도시설로 가면 완전 고립되는 것이 아니냐며 아예 옮기지 않을 거라고 다짐하듯 말합니다.
이재민들과 다면적 소통창구를 갖도록 시스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하루 한차례라도 진행상황과 궁금한 것들은 사내방송 하듯이 알려주고 소통하는 일이 필요합니다. 앞으로 풀어야할 과제가 산적해 있는데 소통이 원활해야 신뢰도 튼튼해지고 해법도 속도를 낼 터인데 걱정입니다.
발화원인 규명, 보상규모와 그리고 임시거처와 생활 지원대책과 백서도 발간할 필요가 있습니다. 고성산불은 가뜩이나 어려운 지역경제에 큰 시련을 주고 있습니다. 사람도 아프고 나무도 아프고 산천도 아픕니다. 고성만의 힘으로 이 미증유의 재난을 극복하기 어렵습니다.
청정 지역 고성의 녹색 허파가 다시 뛰도록 정부와 정치권 그리고 각계의 지원을 당부 드립니다.
신창섭
고성시민 포럼 대표

설악신문 (soraknews@soraknew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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