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한 바람을 타고 해안가로 번지면서 4일 오후, 장사동 일대는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장사항은 강한 바람을 타고 날아온 연기와 재로 4~5m 앞을 제대로 분간할 수 없을 정도였다. 또 메케한 냄새가 진동해 숨을 쉬기도 어려울 정도였다.
평상시 같으면 한창 영업시간이던 장사동 횟집상가는 주민대피령으로 대부분 상가가 문을 닫고 철수한 상태여서 썰렁했다. 공무원들은 해안가 가옥을 돌며 주민대피를 독려했다.
간경화를 앓고 있다는 60대 여성은 “대피하라고 해서 나왔는데 몸이 아파 대피장소인 영랑초교까지 제대로 걸어갈 수 있을지 걱정이다”고 했다.
건너편 마을 뒷산 쪽으로는 시뻘건 불길이 수그러들었다가 살아나기를 반복하고 있었고, ‘뻥, 뻥’ 하는 폭발음까지 들렸다.
강한 바람을 타고 불씨가 해안가 마을까지 날아오자 대피를 서두르던 주민들도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 집 안으로 들어가 전기를 차단하고 LPG가스통을 잠그는 등 한마디로 ‘아비규환’ 이었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속초 장사항의 한 건물이 불에 타 뼈대만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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