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국회의원선거가 끝나자마자 서울~속초간 동서고속화철도가 예상치 않았던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18일 세종정부청사에서 동서고속화철도 실무회의를 열어 그동안 진행해 왔던 비용편익(B/C) 논의를 중단하고 정책적 분석(AHP)에 들어가자는 입장을 강원도에 전달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B/C 발표를 통해 동서고속화철도의 조기착공을 기대했던 지역주민들이 사업 무산을 우려하며 크게 분노하고 있다.
강원도는 B/C 결과를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정책적 분석으로 가게 되면, 그 결과를 확신할 수 없어 일단 기재부의 제안을 거부하고, 도가 요구했던 예산 절감과 수요 확대 부분이 제대로 반영됐는지 검증하자며 대응하고 있다.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정책적 판단이 요구되는 이유는 경제적 타당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기재부가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일부 언론에서는 동서고속화철도의 B/C가 0.8 이하로 나온 것으로 보도하기도 했다. 실제 그렇다면, 정책적 판단으로도 예타를 통과하기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정책적 분석으로 결정짓자는 기재부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거다. 총선 직후 갑작스레 방향을 틀어 그 의도도 순수해 보이지 않는다. 대통령공약사업인데다 강원도의 오랜 숙원사업인 동서고속화철도 건설을 섣불리 불가한 것으로 결정했다가는 정부에 부담이 될 수 있고 지역주민들의 반발이 거셀 수 있어, 또 다시 장기 과제로 미루려는 속셈이 아닌지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정부의 분명치 않은 태도도 지역주민들의 분노를 키우고 있다. 동서고속화철도는 30년 대통령 공약사업이다. 정책적 판단이 필요했다면 벌써 했어야 했다. 선거용으로 이용만하고 마냥 시간을 끌어서는 안 된다. 동서고속화철도는 박근혜 대통령이 약속한 사업이다. 주민들은 그 약속을 지키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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