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동 상인들이 수학여행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50·60대를 겨냥해 ‘옛 명성 찾기’에 나섰다.
설악동번영회에 따르면 설악동이 수학여행지로 각광을 받았던 90년대 중반에는 한해 평균 2,000여개의 학교가 설악동을 찾았으나, 2000년 중반 이후 감소하기 시작해 2013년에는 설악동 숙박업소가 유치한 수학여행단이 100여개 학교에 불과했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지금 이 맘 때쯤이면 숙박업소 당 보통 7~8개 학교의 예약이 잡혀 있었다. 당시에는 10~15개의 숙박업소가 수학여행단을 대상으로 영업을 했었다. 일부 인기가 많은 일부 숙박업소는 일찌감치 10개 학교 이상이 숙박예약을 하는 등 예약경쟁이 치열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3~4개 숙박업소에 업소 당 1~2개 학교만 예약돼 있어 수학여행 명맥마저 끊길 처지에 놓여 있다.
번영회는 국내 대부분의 학교가 설악동보다는 제주도와 해외를 선호하고 있는데다, 학년 단위로 이뤄지던 수학여행이 지금은 2~3개 학급 단위의 소규모로 진행되고 있어 수학여행 유치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했다.
이에 번영회는 수학여행지의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해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숙박업소 모임인 설악여행자센터와 함께 ‘추억의 수학여행 이벤트’를 열기로 했다.
국내 여행패턴 변화로 학생 위주의 수학여행단 유치에는 다소 한계가 있다고 보고, 70·80년대 설악동으로 수학여행을 왔던 50·60대의 향수를 자극해 설악동으로 유치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번영회는 70·80년대 당시 교복과 책가방, 기념품(배지 포함) 등을 수집 중이다. 또 국내 각 중·고교 동문회 등에 이를 집중 홍보하기로 했다.
번영회는 이달 추억의 수학여행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는 경주 등지를 방문해 운영상황을 살펴본 후 5월 경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70·80년대 당시 교복을 착용한 이용자들에게는 숙박업소는 물론 신흥사와 협의해 설악산 입장료 등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엄산호 설악동번영회장은 “여행패턴 변화로 설악동이 국내 제1의 수학여행지라는 매력을 점차 잃어가고 있어 설악동 상권 활성화를 위해 추억의 수학여행 이벤트를 추진하게 됐다”며 “상가들의 반응도 좋아 설악동이 다시 수학여행 추억의 장소로 주목받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