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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주부들이 만들어가는 특별한 식사, 상도문학당 도문밥상
상도문 재료로 마을 특유 먹거리 개발 / 6~7일 벚꽃축제서 시식회·메뉴 전시회
등록날짜 [ 2019년04월01일 16시05분 ]

요즘 속초시 상도문에서는 월요일마다 마을 주민들이 모여 ‘도문밥상’ 개발을 위해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도문밥상 개발 과정은 상도문 문화마을 사업인 ‘상도문학당’의 일환으로 개설됐다. 이 과정은 상도문 주민이 상도문의 재료로 마을 특유의 먹거리를 개발하는 프로그램이다. 평범한 이웃들이 지역 관광 상품을 개발하고 있는 현장을 살펴본다.

지난달 25일, 도문밥상 워크숍 네 번째 모임. 상도문의 도문농요전수관 식당에 도문밥상을 개발하기 위해 상도문 주민 몇 명이 모여 있다. 이날은 특별한 소스를 활용한 음식을 만들어 보는 시간. 발사믹드레싱, 유자드레싱 등 서양식 양념을 만들기 위한 재료들이 탁자에 가득하다.
본격적인 요리가 시작되기 전 이 과정의 정은희 코디네이터가 서양 소스에 대한 짤막한 강의를 진행한다. 데미글라스, 리큐르 소스 등 낯선 명칭들이 등장하고 이에 어떤 이는 천천히 설명해달라고 요청한다.
요리가 시작된 후 워크숍 참가자들이 이탈리아 소스 발사믹과 지중해가 원산지인 파슬리 가루를 유심히 바라본다. 바질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도대체 바질이 어떤 거냐고 여기저기서 질문을 한다. 발사믹, 파슬리, 바질은 아무래도 연배가 높은 주부들이 잘 사용하지 않는 이국의 재료들이다.
 코디네이터의 설명에 따라 상도문의 주민들이 발사믹드레싱을 만든다. 참여자 대부분은 처음 만들어보는 양념이다. 발사믹 식초, 올리브유, 양파, 파슬리 가루, 물엿 등등을 조합한 드레싱의 맛을 본 후 몇 사람은 아리송한 표정을 짓는다. 그리고는 “이건 우리가 먹는 맛이 아니야”라고 한 마디 던진다. 어떤 이는 “이건 맛이 안 나”라며 말을 더한다. 코디네이터는 발사믹드레싱을 숙성시키면 맛이 달라질 수 있다며 사람들을 안심시킨다.

마을 문화 만드는 메뉴 개발 과정
늘 하는 요리이지만 오늘만큼은 요리를 하면서 신기해하거나 묘한 표정을 몇 번씩 짓는다. 그런데 요리를 하는 이들의 표정은 밝다. 이따금씩 모르는 게 나올 때에만 고개를 살짝 갸우뚱거릴 뿐이다. 참여자들은 웃는 표정으로 서로를 칭찬하며 용기를 북돋워준다.
정은희 코디네이터에 따르면 이 과정은 전통밥상을 개발하는 과정이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론 마을 주민들이 소통하며 마을의 문화를 만들어가는 자리이기도 하다. 문화마을 사업인 상도문학당에서는 주민 간의 소통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발사믹드레싱을 한쪽에 두고 이제 익숙한 요리를 할 차례. 프라이팬에 두부와 도토리묵, 그리고 도토리전을 부친다. 부쳐낸 음식들을 접시에 놓고 견과류, 방울토마토, 옥수수 낱알, 새싹 채소 등을 사용해 접시를 꾸민다.
 “요즘 전통밥상은 모양을 내는 데에도 신경을 씁니다. 여러분께서 만든 음식이 손님상에 오른다고 생각하시면 좋겠습니다.”
 코디네이터의 이와 같은 말에 노년의 주부들은 더욱 정성스럽게 음식의 모양을 다듬기 위해 노력한다. 한쪽에서는 그림을 그리듯 심혈을 기울여 발사믹 소스를 접시 위에 뿌린다. 어떤 이는 “그림이 잘 안 됐다”며 아쉬운 표정이 역력하고, 또 다른 이는 뭔가 해낸 듯 뿌듯한 표정을 짓는다.

색다른 시도로 내년 상품화 목표
 이런 과정을 거쳐서 완성된 이날의 요리는 두부샐러드, 컵샐러드, 도토리전이다. 우리가 평소에 먹는 두부요리나 전과는 다른 모양새를 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식재료에서 알 수 있듯이 이날의 음식은 퓨전 요리들이다. 지금까지 상도문에서는 먹거리 개발 과정이 이미 몇 차례 있었다. 그때마다 전통 한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이번 상도문학당 과정에서는 주민들과의 논의를 거쳐 기존과는 다르게 가보기로 했다. 해보지 않던 것을 해보며 좀 더 열린 자세로 밥상 개발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2월부터 시작된 이 과정은 오는 6~7일 열리는 벚꽃축제 시식회·메뉴 전시회에 초점을 두고 있다. 현재는 다분히 실험적으로 진행 중이다. 축제 이후에는 6월까지 메뉴 개발을 계속하고 상품화는 내년을 목표로 뒀다. 그때까지 상도문의 평범한 주민들은 색다른 시도를 하며 도문밥상에 맛과 이야기들을 담아갈 예정이다.
이광호 객원기자 campin@hanmail.net
상도문학당 도문밥상 과정 참여자들과 정은희 코디네이터(오른쪽에서 두 번째), 임정숙 쉐프(왼쪽에서 두 번째).

지난달 25일 상도문학당 도문밥상 워크숍에서 만든 요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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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들의 강점을 최대한 끌어내고 싶어요”
도문밥상 과정 코디네이터 / 정은희 속초민예총 사무국장

-현재 예술 단체 사무국장인데 이번 사업은 예술이 아니라 요리이다.
△대학에서 외식경영을 전공했고 전국황태요리대회에서 금상을 받은 바 있다. 그런데 개인적 생각으론 요리도 예술이다.
- 사업 코디네이터인데 요리 강의까지 하려면 바쁠 거 같다.
△민예총 업무 외에 매주 이 과정을 위해 장을 보고 신선한 아이디어가 담긴 강의를 준비하려니 바쁘긴 하다. 하지만 새로운 시도에 고마워하시는 주민들의 격려에 힘이 난다.
-전통밥상을 준비하는데 오늘은 퓨전 요리를 했다.
△주민들과의 대화를 통해 이 과정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기로 정했다. 도문밥상 전체를 퓨전으로 하지는 않겠지만 논의를 거쳐 외국인도 좋아할 메뉴를 몇 가지 개발하고 싶다.
-이번 프로그램에서 중시하는 것은.
△이 과정은 요리를 배우는 수업이 아니라 어머님들과 소통하는 시간이다. 어머님들에게는 여러 강점이 있다. 특히 나물요리를 잘하신다. 소통을 통해 어머님들의 장기를 최대한 끌어낼 생각이다.
이광호 객원기자 campin@hanmail.net
도문밥상 과정을 진행 중인 정은희 코디네이터(가운데).
 

이광호 (campin@hanmail.net)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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