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을 맞아 일부 낚시객들이 방파제 안전난간을 넘어 테트라포드(삼발이)에서 낚시하다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하고 있으나 단속의 손길은 미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지난 19일 70대 낚시객의 추락사고가 발생한 외옹치항의 경우 사고가 발생한 직후에도 많은 강태공들이 아무런 제지 없이 방파제 안전난간을 넘어 테트라포드 아래까지 내려가 버젓이 낚시를 즐겼다.
■외옹치항서 70대 낚시객 추락=속초해경에 따르면 지난 19일 낮 12시 19분경 A(70) 씨가 속초시 외옹치항 북방파제 안쪽 TTP(테트라포드) 사이로 추락해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속초해경과 119구조대에 의해 구조됐다.
해경은 A 씨가 이날 낚시를 끝내고 이동 중 발을 헛디뎌 테트라포드 사이로 추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 A 씨는 구조 당시 엉덩이 부위에 타박상과 통증을 호소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속초해경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테트라포드에서는 미끄러지기 쉬워 추락 위험이 매우 높다”며 “위험지역이나 출입금지표시지역은 출입을 삼가야 한다”고 낚시객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방파제 안전난간 무용지물=이에 본보는 봄철을 맞아 낚시객들이 많이 몰리는 외옹치항과 장사항의 현지상황을 직접 점검해 봤다.
19일 오후 3시 외옹치항. 70대 낚시객의 테트라포드 추락사고가 발생한 지 3시간도 채 지나지 않았지만 방파제 아래 테드라포드는 낚시객들로 북적였다. 방파제 아래 바다와 인접해 있는 테트라포드에는 30~40여명의 강태공들이 일렬로 늘어서 임연수어를 잡고 있었다. 조금 전 추락사고가 발생한 장소가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방파제에는 테트라포드에서의 추락사고 예방을 위해 1.5m 높이의 안전난간이 설치돼 있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3시간 전에 추락사고가 발생한 장소지만, 강태공들은 아무런 제지 없이 방파제 안전난간을 넘나들며 낚시를 즐겼고, 낚시를 마친 후에는 안전난간을 넘어 방파제로 올라왔다.
장사항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장사항 입구와 방파제에는 ‘추락주의’와 ‘높은 파도 주의’를 알리는 경고 안내판이 설치돼 있었다. 방파제 입구에도 속초해양경찰서가 내걸은 ‘최근 사고 발생지역. 너울성파도, 방파제 추락 등에 주의하세요’라는 경고 안내 현수막이 부착돼 있었다.
하지만 이 같은 경고 문구에도 이날 10여명의 강태공이 1.5m 높이의 안전난간을 넘어 방파제 아래 테트라포드까지 내려가 낚시를 하고 있었다.
방파제 입구와 끝 지점에 설치된 안전난간은 난간대 사이의 틈이 넓어 어린아이는 물론 몸이 마른 어른들도 어렵지 않게 빠져나갈 수 있어 정비가 시급해 보였다.
속초해경 관계자는 “낚시 대중화로 낚시 인구가 크게 늘어나고 있지만, 현재 테프라포드 출입을 규제할 수 있는 방법은 딱히 없는 실정”이라며 “순찰을 확대해 계도활동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했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지난 19일 외옹치항 방파제에서 낚시객 추락사고가 발생했지만, 수십명의 강태공들이 아무런 제지없이 안전난간을 넘어 낚시를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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