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인 지난 17일 낮에 속초시 도문동 옹기마을 인근 야산에서 불이나 산림 1ha를 태웠다. 불이 나자 헬기와 소방대원, 공무원 등 500여명이 투입돼 2시간여 만에 진화했다. 건조한 날씨에 자칫 대형산불로 번질 수 있었으나, 다행히 산불현장의 바람이 초속 3m 가량으로 강하게 불지 않았고 헬기와 진화인력이 집중 투입돼 조기에 불길을 잡을 수 있었다. 산림당국은 한 주민이 예초기 시동을 끄지 않은 상태에서 연료를 채워 넣다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우리나라 산불의 80%는 봄철에 발생했다. 봄철에는 건조한 날씨가 장기간 이어져 산불이 일어나기 쉽고, 특히 동해안 지역은 양간지풍의 영향으로 대형산불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 설악권은 1996년 3일간 산림 3,762ha를 태운 고성산불과 2005년 천년고찰 낙산사와 1,000ha의 산림을 화마에 잃었던 양양산불의 쓰라린 경험이 있다. 두 산불 모두 4월에 발생해 강한 바람을 타고 걷잡을 수 없이 번져 대규모 피해를 입혔다. 지난해 3월에는 고성 탑동과 가진지역에 산불이 발생해 산림 40㏊와 농어촌폐기물종합처리시설이 불에 탔다. 올 들어서도 새해 첫날 양양 서면 송천리 야산에서 산불이 발생해 20ha에 이르는 산림을 태우고 이틀 만에 진화됐다. 이 처럼 설악권은 산불이 자주 일어나 사람들의 각별한 주의와 관계당국의 철저한 감시 및 진화체계가 요구되고 있다.
산림청에 따르면 입산자의 실화나 논ㆍ밭두렁 태우기, 담뱃불 등 사소한 실수가 전체 산불 발생 원인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한 순간의 실수가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가져오는 만큼 봄철에는 어느 때보다 산불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산불예방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지자체나 산림당국에서도 빈틈없는 산불감시와 함께 산불 발생 시 즉시 진화에 나설 수 있도록 만반의 대응태세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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