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시의회가 주최한 속초시 도시계획조례 개정안 시민공청회가 지난 12일 열려 찬·반 양측이 뜨거운 설전을 벌였다.
조례안 찬성 측은 “쾌적한 관광속초를 위해 난개발 방지 조례개정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폈고, 반대 측은 “조례안 개정으로 시민들의 재산권이 심대하게 침해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날 시민공청회가 열린 속초시근로자종합복지관 1층 강당은 도시계획조례 개정안 시의회 심의를 앞두고 찬반논란이 뜨겁게 일고 있는 지역사회의 분위기를 반영하듯 공청회 시작 전부터 시민들이 좌석과 계단을 가득 메우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날 공청회는 강원연구원 노승만 박사의 사회로 속초시로부터 개정안 설명 및 현황보고를 들은 뒤 조례개정안에 대한 찬·반 의견 발언, 패널토론, 질의 및 답변 순으로 진행됐다.
최종현 시의장은 인사말에서 “도시계획조례 개정안 심의에 앞서 소중한 시민들의 고견을 듣기 위해 고심 끝에 공청회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며 “공청회 이후 어떤 결정을 하더라도 시민 모두가 만족하는 결과를 드릴 수 없겠지만, 민의가 최대한 행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 의장은 이어 “조례안 심의에 앞서 시민의 복리증진과 삶의 질 향상이라는 대전제 하에 심사숙고하겠다”고 했다.
■조례 개정 찬성=엄경선 속초시난개발대책위 집행위원장은 “속초가 공사장으로 변하면서 속초만의 매력이 사라지고 있다. 산과 바다, 호수가 어울려 전국 제1의 경관을 자랑하는 속초는 더 이상 쾌적한 관광도시라 할 수 없을 정도로 망가졌다”고 지적했다. 엄 위원장은 이어 “바닷가 전망 좋은 곳은 주상복합이 다 차지하고, 그 뒤 주거지역은 고층건물에 가려버렸다”며 “바다와 가까운 상업지역은 비교적 낮게, 조망이 가리지 않는 내륙지역은 비교적 높게 건축물을 지어야 관광지 속초의 면모를 바로 세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경석 속초경실련 사무국장은 “속초여고 학생들이 지난해 설악문화제 기간에 시민 및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72%가 반대했다. 반대 이유는 신규 고층 건물이 속초 자연경관을 다 가리고, 숨이 막히고 답답하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조례 개정 반대=채용생 전 시장은 “속초시가 광역교통망이 크게 개선돼 수도권으로부터 접근 가능한 지역으로 바뀌면서 수도권 주민들이 몰려들기 시작하고 있다”며 “그런데 속초시는 고층개발을 관광도시 경관을 훼손하는 난개발로 규정하고 더 이상의 고층개발을 막기 위해 전국에서 가장 강력한 건축규제를 도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채 전 시장은 이어 “고층개발이 많아졌다고 해서 단기적으로 획일적인 규제정책을 통해 제한하기 보다는 개발가능한 지역은 고도 개발하고 보존해야할 지역은 규제를 강화해 철저히 보존하는 ‘종합적인 마스터플랜’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영신 한경부동산연구소 대표는 “중앙상업지역과 핫 스폿을 선정해 고밀도로 개발하고 나머지는 보존하되 개발이익을 저밀도 지역과 나누는 선순환 구조가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시민질의 순서에서 반대 측 주민들은 “조례개정으로 시민들의 재산적 피해가 우려된다”고 주장했고, 찬성 측은 “신규 아파트 공급으로 집값이 올라 젊은이들의 내 집 마련이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속초시의회가 주최한 속초시 도시계획조례 개정안 시민공청회가 지난 12일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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