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한 푸줏간’. 지난 연말 속초 엑스포에 새로 문을 연 숙성 고기 전문점이다. 푸줏간의 사전적 의미는 “예전에, 쇠고기나 돼지고기 따위의 고기를 끊어 팔던 가게”라는 뜻이다. 요즘의 정육점을 일컫는 옛말인 셈이다. 왜 상호명을 푸줏간이라고 지은 걸까? 조성은(24) 대표는 “정육점처럼 질 좋은 고기를 대접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말한다. 한눈에 앳되어 보이는 조 대표는 푸줏간이라는 옛말에 정직이라는 자신의 신념을 덧붙였다.
고깃집은 많다. 특히, 최근 신생 먹거리단지로 변화하고 있는 엑스포공원은 가격과 맛의 차별화를 이룬 다양한 고깃집이 선점하고 있다. 웬만하면 명함도 못 내밀 공간에 젊은 대표가 고깃집을 차린 것이다. 주메뉴는 푸줏간 골고루 세트(삼겹살, 목살, 가브리살)와 푸줏간 스페셜 세트(삼겹살, 목살, 가브리살, 항정살)이다. 세트를 먹은 후 부족한 입맛은 개별로 추가 주문하면 좋다.
조 대표가 말하는 정직한 푸줏간의 강점은 세 가지이다. 첫째는 숙성한 고기의 참맛이다. 질 좋은 고기를 가져와서 육질이 가장 좋을 때까지 숙성을 시킨다. 숙성 고기는 쫄깃함과 함께 부드러운 식감이 중요하다. 고기를 한입 베어 물었다. 부드러운 육질 사이로 구운 고기 특유의 육즙이 입안 가득 머문다. 일반 생고기와 다른 고소함까지 갖췄다. 두 번째는 다양한 소스이다. 소금간은 기본이고 땅콩소스와 콩가루, 와사비청량고추소스, 멜젓이 함께 나온다. 와사비 소스는 느끼함을 잡기에 충분하다. 소갈비살과 어울릴 것 같은 맛이다. 멜젓은 제주도식이다. 조 대표는 “각 부위별 세트 메뉴를 팔기 때문에 소스 역시 다양화 시켜서 고객의 선택폭을 넓히고 있다”고 설명한다. 세 번째는 기본반찬과 사이드 메뉴이다. 고기를 주문하면 된장찌개와 김치오믈렛이 기본으로 나온다. 곁들임으로 나온다고 해서 맛이 떨어지지 않는다. 최근 개발한 김치오물렛은 한끼 식사로도 넉넉하다. 고기 굽기 전에 술잔 돌리는 손님들에게는 안성맞춤이다. 된장찌개도 푸짐하다. 식사로 국수가 준비되어 있는데 된장찌개에 국수를 말아먹는 된장찌개 국수는 이집의 또 다른 별미이다. 특이하게 추억의 도시락도 있다. 각종 반찬을 양은도시락에 넣어 손으로 흔든 후 비벼먹는다. 느끼함을 잡아주기도 하고 부족한 안주의 역할도 한다. 기분 좋은 서비스도 있다. 새싹삼을 1인당 한 뿌리씩 제공한다. 최근 그 효능을 인정받고 있는 건강식품을 고깃집에서 만나는 즐거움도 클 듯하다.
연기 가득한 고깃집 특유의 풍경을 만날 수 없는 점도 새롭다. 양옆으로 숯불을 올리고 식탁 가운데에 물을 넣어 익히는 습열식이기 때문이다. 숯불향을 입히면서 연기를 잡기 때문에 식탁의 연기후드가 없다. 깔끔한 첫인상의 이유이다.
정직한 푸줏간의 또 다른 장점은 대표의 젊음이다. 개업 후부터 밑반찬과 고기 숙성 및 서비스 품질까지 부족한 점을 고민하고 개선해 나간다. 아직 부족하다는 인정, 앞으로 발전하겠다는 의지가 연결되기 때문에 정직한 푸줏간은 한번이 아니라 여러 번 방문해야 더 좋은 식당이 될 것 같다. 김인섭 전문기자
정직한 푸줏간의 조성은 대표.
정직한 푸줏간의 돼지고기 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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