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군 죽왕면 문암리 일대에서 심해어인 산갈치가 올해만 9마리가 잡혀 출현원인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문암에서 처음 산갈치가 발견된 것은 지난 1월 7일이었다. 4.2m 크기의 대형 산갈치로 아가미와 지느러미가 조금씩 움직이는 살아있는 상태에서 발견됐다.
3월 들어서도 지난 2일 문암리 해상에서 어민이 쳐놓은 그물에 1.6m 크기의 산갈치가 잡혔고, 9일에도 1.5m 크기의 산갈치가 그물에 잡혀 경매를 통해 지역주민에게 5,500원에 낙찰됐다.
박재근 문암1리 어촌계장은 “산갈치가 올해만 9마리나 잡혔다”며 “오랫동안 이 곳에서 바닷일을 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의아해했다.
한편, 산갈치는 수심 200~1000m에 서식하는 심해어로 길이가 5m까지 성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일본에선 예부터 지진을 미리 알려주는 물고기로 여겨져 왔다.
일본에서는 산갈치를 지진이나 지진해일(쓰나미)이 임박하고 있음을 사람들에게 전해주기 위해 용왕이 보낸 것으로 믿어 ‘용궁의 사자’라는 뜻인 ‘류구노쓰카이’라고 불린다.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이 발생하기 전 대형 산갈치 12마리가 일본 해안에서 발견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런 믿음이 더욱 강해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연구소 박재형 박사는 “산갈치가 이렇게 많이 나왔다는 것은 처음 알았으나 산갈치 출현이 지진의 전조 현상과 연관성이 있다는 과학적 자료는 없다”고 했다.
그는 “지난번 고성에 난자치어조사를 갔을 당시 산갈치의 먹이인 남바다곤쟁이를 많이 발견했다. 유영능력이 부족한 산간치가 먹이를 따라 표층으로 올라왔다가 너울성 파도에 밀려 심해로 돌아가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산갈치가 또 발견된다면 표본조사를 해볼 필요는 있다”고 했다.
우지현 기자 orrola@hanmail.net
문암해변 일대에서 발견된 산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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