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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 스쿠버다이버 김규영의 살아온 이야기<1> – 영금정의 실향민 2세
짧게 지나가버린 유복한 시절
등록날짜 [ 2019년03월11일 15시22분 ]
 스쿠버다이버인 김규영(사진, 62)속초시요트협회장은 레저와 관광 분야의 베테랑이다. 그는 젊은 시절 관광회사에 다니며 기획과 현장총괄의 경험을 쌓았고 속초로 돌아와서는 등산과 스키, 스쿠버다이빙의 저변 확대를 위해 노력해왔다.
 그가 레저 분야에서 전문성을 발휘하는 것에는 태어나서 자라온 속초에서의 경험이 많은 영향을 끼쳤다. 김 회장이 속초에서 나고 자라지 않았다면 아웃도어 분야의 전문가인 현재의 김규영 회장은 아마도 없었을 것이다. 물론 그가 속초 출신이 아니어도 산악인이나 다이버일 수 있겠지만, 그 과정에서의 시행착오와 우여곡절은 차원이 달랐을 것이고 지역에 대한 기여의 정도도 역시 차이가 있을 것이다.
 속초에는 실향민과 그 후손들이 많은데 김 회장 역시 실향민 2세대이다. 그의 부친은 함경남도 홍원군 출신으로 한국전쟁기에 부산까지 피난을 갔다가 이후 속초에 정착했다. 많은 실향민들이 청호동 일대에 거주했던 것과 달리 그의 부친은 비교적 일찍 영금정에 마당이 넓은 집을 마련했다. 당시 영금정 일대에는 실향민들이 거의 없었고 김 회장의 이웃들은 대부분 속초의 기존 주민들이었다. 그의 부친이 영금정에 집을 마련한 이유는 영금정 일대가 홍원군 삼호면 고향마을과 유사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상당수 실향민들이 어민으로 살아간 것에 비해 그의 부친은 미곡 유통을 통해 젊어서 성공을 거뒀다. 그의 부친은 호남평야까지 오가며 큰 규모로 사업을 펼쳤고 지역에서 발도 넓었다. 명절이면 양양군수가 세배를 올 정도였다.
 그러한 부친을 둔 덕분에 김 회장의 어린 시절은 다른 피난민 2세대에 비해 윤택한 편이었다. 당시 그의 가족이 살던 집은 청호동에 흔하던 대충 지어놓은 판잣집이 아니라 일본식 목조주택이었다. 그의 집에는 가정부가 일했고 냉장고도 갖추고 있었다. 속초에 아직 전기가 들어오지 않을 때여서 냉장고는 전기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아이스박스처럼 얼음으로 냉기를 유지했지만 그 시절에는 아주 귀한 것이었다.
 물질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정서적인 면에서도 김 회장의 집안 환경은 남달랐다. 김규영 회장의 부친은 난을 좋아했고 마당엔 등나무, 목련나무 등등, 꽃과 다양한 식물들이 가득했으며 봄이면 학교에서 교사가 종자를 받으러 그의 집을 찾곤 했다. 그의 부친은 음악도 좋아해서 자식들에게 레코드로 가곡을 들려주며 정서를 함양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초등학교 시절 김 회장은 적극적이고 모범적인 학생이었다. 그런데 그가 중학교에 다닐 때 부친의 사업이 기울어 방황을 많이 했다고 한다. 그들 가족에게 살갑던 이들의 태도가 갑자기 달라지자 어린 마음에 큰 충격을 받았다. 중학교 3학년이 돼 마음을 다잡기 전까지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며 주먹다짐을 적지 않게 벌이기도 했다.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엇나가서 삐뚤어진 청소년은 아니었다. 정신적인 방황은 컸지만 학교 수업에 빠지거나 하진 않았고 사격선수로 활동하며 재능을 발휘했다.
그가 마음을 다잡게 된 데에는 사격선수로서의 경험도 영향을 줬다. 그는 사격선수로 활동하며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강릉, 춘천 등 속초보다 큰 도시에 가곤 했는데, 그는 속초가 아닌 다른 세상을 보며 진로를 걱정하기 시작했다. 그가 공부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집 앞의 영금정에서 육사생도를 만나면서부터이다. 그 생도는 바다수영을 영법에 맞게 잘했는데, 그는 그 모습이 멋있어 보였고 그때부터 육군사관학교 진학을 꿈꾸게 됐다. 이후 당시 육사 진학이 수월하다고 알려진 춘천제일고로의 진학을 목표로 정했다. 입시까지 불과 두세 달 남은 시점에서 그는 눈을 뜨고 있는 시간은 오로지 책에 몰두했고 다행히 춘천제일고에 합격할 수 있었다.                           <다음에 계속>
구술 김규영 / 정리 이광호 객원기자 campin@hanmail.net

이광호 (campin@hanmail.net)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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