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발 방향: 석호의 본래 모습 찾는 방향으로
2. 개발 중심: 사람이 아닌 석호이어야 하고, 그곳에 사는 생명들이 우선이어야
3. 그 이유: 1)세계는 지금 산업과 금융자본에서 자연과 생명자본으로 옮겨가고 있다. 2)석호도 하나의 존재이니 3)석호는 물새들의 서식지
4. 구체적 대안? 1)속초: 영랑호, 청초호 2) 고성: 송지호와 죽도, 그 밖의 섬들 3)양양군: 매호, 남대천과 동호해변
1. 동해안 석호 지금
동해안 석호 사이에 있는 시, 군들이 ‘사람’ 중심으로 개발하여 석호와 그 주변 자연환경을 망가뜨렸을 뿐만 아니라, 석호를 근거로 사는 ‘생명’들을 멸종시키며, 파괴할 계획을 또 세우고 있다. 이에 위의 내용을 순서 없이 펼칠 것이다.
2. 습지의 중요성
뒤늦은 깨달음으로 생겨나는 <세계 습지의 날과 람사르협약>
2월 2일은 세계 습지의 날(World Wetlands Day)이다.
1960년대 유럽지역에서 습지가 파괴되면서 물새가 줄어 대책을 세우는 가운데, 1962년 서식지 네트워크 형성을 통한 물새 보존에 초점이 맞춰진 국제협약이 최초로 추진되었다. 물새의 중요한 서식지인 습지(wetland)를 전반적으로 보존하는 방향으로 확대·정비되어 1971년 2월 2일 이란의 람사르(Ramsar)에서 열린 국제회의에서 물새 서식지인 습지를 전 세계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협약이 채택되었다(람사르 협약=습지에 관한 협약).
이 협약의 공식 이름은 ‘물새 서식지로서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에 관한 협약(the convention on wetlands of international importance especially as waterfowl habitat)’이다. 이 협약을 기념하고 취지를 잊지 않기 위해 정한 날이 세계 습지의 날이다. 우리나라는 1997년 세계에서 101번째로 가입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2년부터 해양수산부와 환경부에서 공동으로 기념식을 개최한다.
3. 습지-람사르협약에서
1)전문: 습지는 경제적·문화적·과학적·여가적으로 큰 가치를 가진 자원이며, 이의 손실은 회복할 수 없다는 인식하에 장기적인 국가정책과 공동의 국제적 조치의 결합을 통해 습지 및 그 동·식물을 보전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합의
2)제1조: 습지와 물새의 정의
습지는 자연적이든 인공적이든, 영구적이든 임시적이든, 물이 정체되어 있든지 흐르고 있든, 담수, 기수, 염수와 관계없이 소택지, 습원, 이탄지 또는 물로 된 지역을 말한다. <간조시 수심이 6m를 넘지 않는 해역 포함>
4. 동해안 석호
습지는 내륙습지와 연안습지로 분류할 때 석호는 연안습지(coastral wetland)에 속한다.
석호(lagoon)는 ‘한반도 동해안의 경관을 대표하며, 형성, 발달 및 매적과정은 유역특성과 밀접한 관련성을 가지며, 매적되지 않은 자연호수로서 희소성과 지형적 가치가 높다.’(황상일)
약 6천년 전, 바다에 의해서 만들어진 호수이다.(매적埋積:바닷가나 강가를 메워서 뭍을 만드는 일, 청초호 예외)
5. 석호 중요성 : 철새 서식처(도래지, 중간 기착지, 번식지)
물새에게 물은 꼭 필요한 생명줄이요, 삶의 자리이다. 동해안 석호는 시베리아나, 캄차카반도에서 번식하여 겨울을 나기 위해 남쪽으로 와서 사는 겨울 철새들의 서식지요(철새 도래지), 호주나 뉴질랜드에서 겨울을 나기 위해 잠깐 들렸다가는 도요·물떼새들에겐 중간 쉼터이다(중간 기착지). 또 봄이 되면 동남아시아 일대에서 날아와 알을 낳고 새끼를 키우는 여름철새들에겐 번식지이며 서식처이다.
6. 석호 개발 방향과 대안
1)속초 영랑호
환경의 기준이 되는 (철)새들의 서식지로서 생명을 품는 영랑호가 되도록 해야 한다. 다시 쌍방향으로 차량 운행과 목교설치 계획은 호수 자체를 망가뜨릴 뿐만 아니라 철새들의 쉼터이며 먹이처를 파괴하는 계획이다.
오히려 일방통행인 차량도 폐쇄시키고, 속초고등학교 앞쪽으로 들어서는 호수 근처의 길, 뒤쪽으로 나 있는 농사길을 차량이 다니는 길로 개발하여야 한다. 호수는 서식지로 살아나고, 기존의 호수 주변 길은 걷거나, 자전거를 타는 호젓한 생명의 길이 된다. 복잡한 도시 생활에서, 한적함으로 몸과 마음을 살리는 영랑호를 위해서는 모터보트도 폐쇄해야 한다. 역동적인 모터보트는 바다와 더 잘 어울린다. 카누도 겨울철새들이 많이 오는 9월말~3월초경 이후에나 사부작사부작 탈 수 있다.
목교설치는 사람이 편하게 질러가려는 사람 중심의 계획이다. 호수나 호수를 서식지로 사는 생명들, 특히 새들에게 그 모래톱은 생명줄과 같은 곳이다. 작은 호수에서 잠수성 물새들의 쉼터요, 수면성 물새들의 먹이처이다.
2)고성: 송지호와 죽도
송지호와 죽도 인근 지역이 최근 해수부에서 정한 해중경관지역으로 되면서 오래전부터 개발하려는 고성군은 새로운 기대에 부풀어 있다. 이곳도 개발의 방향이 사람 중심에서 바다에 의해서 만들어진 석호인 송지호와 동해안에서 제일 큰 무인도(죽도)와 그 주변 바다가 개발의 중심이어야 한다. 이 죽도는 오래전부터 흰뺨검둥오리의 번식처였다.
그러기 위해서는 오래전부터 이런 자연이 유지되어 온 형태를 잘 유지하고, 이곳에 어떤 생명들이 얼마만큼, 어떻게 살고 있는지, 면밀한 4계절 기초조사가 선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토대로 전문가, 군민, 지역주민, 행정이 머리를 맞대고, 모두(인간과 자연)가 함께 사는 길을 찾아야 한다. 인간의 과도한 욕심으로 섬, 호수, 바다가 망가져서는 균형잡힌 아름다움을 유지할 수 없다. 관광객이 찾는 이유는 이런 것에 있는 것이다. 여름철 시설도 임시 시설로 했다가 성수기가 끝나면 모두 철수할 수 있는 방향으로….
요즘 동해안에서는 파도를 타는 서핑이 유행이다. 계절을 구분하지 않고 바다를 찾는 관광객들은 이 자연스럽고 맑고 깨끗한 바다에서 놀고 싶은 것이다. 특히 동해안 섬들은 새들에게 안전한 피난처이다. 새똥으로 하얀 ‘백도’, 가마우지 가득한 화진포 앞의 금구도… 이런 섬자원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자연자원으로 충분하다.
특히 고성은 DMZ 자체에 갇히는 개발이 아니라 DMZ을 넘어서 북쪽 동포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방향으로 계획해야 한다. 예를 들면, 북고성과 자매결연을 통한 초등학교 학생들부터 어른에 이르는 운동회 같은 스포츠 교류, 농사체험, 낙타봉 앞에 감호, 낙타봉을 지나면 영랑호(?) 그리고 동해안 북쪽 두만강에 이르는 50여개의 석호가 있어 석호의 공동조사라든지, 철새를 따라 여행을 한다든지….
3)양양: 매호, 남대천 하구와 유역, 그리고 동호해변
매호와 붙어있는 소나무 산은 오래전부터 백로 왜가리 번식지로 천연기념물(229호)로 지정되어있다. 관리를 잘하지 못해 많이 훼손되어 주문진 교동 마을(?) 뒤쪽에 둥지를 옮겨 짓기 시작한 지 이미 오래다. 양양군이 올 들어 48억 들여 ‘생태학습장, 호수공원’으로 복원하겠다고 한다. 매호는 본래 석호이니 석호로 복원함이 마땅하다. ‘생태학습장, 호수공원’은 다 사람이 중심인 개발이다. 호수 자체를 살려내는 방향으로 전면 수정해야 한다.
우리보다 잘 못산다 하는 라오스만해도 ‘국립공원(national park)’이라 하지 않고, ‘보호지역(protect area)’이라 한다. 보호하고 지켜야 할 천연기념물 171호, 설악산에 케이블카를 놓으려 하기보다 세계적인 해변, 구리빛 석호였던 동호(銅湖)해변(동호리~하조대까지)을 잘 유지하여야 한다. 해변을 유지하려면 해안에 어떤 시설(도로, 건축물, 방파제, 나무, 돌…)도 하지 말고, 건축물도 모래언덕(사구)이 떠내려가지 않게 야트막하게 층수 제한을 조례로 지정해야 한다. 이미 일본이나 미국은 30~40년 전에 이 일을 고민하며 만들었다.
남대천하구는 여름에는 쇠제비갈매기, 물떼새들의 번식지로, 봄, 가을에는 도요새류, 특히 닭만한 크기의 알락꼬리마도요가 10여일 쉬며 몸을 추수려(중간기착지), 호주·네덜란드로 내려갈 때는 1만km를, 호주에서 캄차카반도로 올라갈 때는 5천km를 날아간다. 겨울에는 수많은 겨울철새들의 도래지다. 하구에서 상류로 올라 사는 남대천유역도 마찬가지로 자꾸 매립해서 둔치를 만들지 말고 생명들이 사는 본래 강 모습으로 복원해야 더 좋은 자연이 되고, 자연자본이 된다.
새들은 1년에 남반구에서 북반구로 한 번씩 오가니, 새를 따라가는 가족여행으로 양양국제공항 전세기를 띄우는 것이다. 양양에서 동남아시아로는 여름철새를 따라, 양양에서 시베리아, 바이칼호수, 아무르강가로는 겨울철새를 따라, 봄, 가을에는 나그네새들을 따라 호주에서 캄차카반도까지 교육프로그램을 만들어 가족여행을. 속초, 고성과 함께 양양국제공항을 살려내는 것이다. 자연자본으로….
지난해 11월 영랑호에서 천연기념물 201-2호인 큰고니들이 쉬고 있는 모습이 관찰됐다.
장석근
속초고성양양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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