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지역 곳곳에서 축사건립을 놓고 주민들 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어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최근 금화정리 주민들의 축사건립 반대에 이어 인흥2리 주민들도 마을 입구에 200평 규모의 축사건립을 놓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박용권 이장을 비롯한 마을 주민들은 ‘축사 절대 반대’라고 쓴 붉은 플래카드를 마을 곳곳에 내걸고 지난해부터 군과 행정안전부에 축사건립을 반대하는 탄원서 제출했다.
마을 주민인 김모 씨는 이경일 고성군수를 상대로 지난달 16일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에 ‘축사건축 허가처분 취소 소송’까지 냈다.
인흥2리 주민들은 인흥2리의 전 이장이었던 A 씨가 주민들의 의사를 묻지도 않고 비밀리에 허가를 받아 축사 건립을 추진했다고 주장했다.
마을주민과의 갈등으로 A 씨는 이장 임기도 다 채우지 못하고 그만두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주민들은 “인흥2리는 속초와 인접해 있고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곳이라 최근 전원주택도 한 두 채씩 들어오고 부동산 가격도 많이 올랐는데 전 이장이었던 사람이 200평 규모의 대형축사를 건립해 주민들이 피해를 보게 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축사가 마을 뒤편도 아닌 마을로 들어오는 입구에 자리하고 있어 마을 전체 미관을 훼손할 뿐 아니라 축사건립 후 발생할 악취와 환경오염 피해는 오롯이 주민들의 몫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A 씨는 “대규모 축사도 아닌 200평 규모의 생계형 축사이며 마을과도 충분히 떨어져 있어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며 “축사 건립은 축산농가의 생존을 위한 것”이라고 했다
고성군은 최근 곳곳에서 발생하는 축사건립 갈등에 대해 “축사건축 관련 규정에 의하면 5가구 이상 주거밀접지역에서 우사는 100~250m 거리 확보 시 250마리까지 사육가능하고, 돈사는 500~700m 거리확보 시 1,000마리까지 사육이 가능하다”며 “이 규정에 어긋나지 않으면 축사건축을 막을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인흥2리 주민들은 군의 축사 관련 조례안에 대해 “강화군은 주거밀집지역으로부터 300m, 경상북도 경산, 전라도 곡성의 경우도 200m이내에는 축사를 짓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반해 고성은 허가 규정이 허술해 이런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축산업에 종사하는 한 관계자는 “축산업은 고성군의 농업 매출액의 50%가 넘는 중요한 산업”이라며 “일본이나 선진국가의 축산 시스템을 벤치마킹해 마을과 떨어진 전문축산단지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 군도 지역주민 간의 갈등을 방관할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우지현 기자
인흥2리 주민이 마을 앞에 들어선 대형축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