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섭(사진) 전 속초문화원 사무국장이 지난 14일 성공회대학교 2018학년도 학위수여식에서 속초시 실향민문화축제의 구성요소를 분석하고 활성화 방안을 제시한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논문 제목은 ‘지역 문화 축제의 현황과 활성화 방안-속초시 실향민문화축제를 중심으로’로 문화대학원의 우수논문으로 선정됐다.
관련 종사자의 심층인터뷰와 축제 평가보고서, 선행 연구의 분석틀을 통해 실향민문화축제를 분석한 이 논문은 속초시 실향민문화의 정립과 축제 콘텐츠 개발과 관련해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지역성 장점…문화성·유희성 한계
김 전 국장은 논문에서 실향민문화축제를 시공간성, 지역성, 문화성, 제도화, 경제성, 유희성이라는 측면에서 분석했다.
그는 축제 시공간성의 경우, 축제 개최시기인 6.25시기는 장마와 폭염의 위험이 있는 시기이고, 공간도 청호동이라는 실향민 마을의 내부가 아니라 인근에 위치한 공터로 차별화한 특성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실향민문화축제는 지역문화자원의 활용과 시민의 참여라는 지역성과 축제 전문단체 주관 등의 체계성은 장점으로 나타났지만, 축제와 지역사회의 상호관계성을 알 수 있게 해주는 문화성이나 축제 자체의 재미를 위한 유희성은 많은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김 전 국장은 논문에서 실향민문화축제 발전을 위한 4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우선 지역학의 관점에서 실향민문화를 연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학은 지역의 역사와 인물, 지리, 사회문화, 경제산업 등 인문사회과학적 관점에서 종합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이다. 지역학을 통해 기존의 실향민 문화의 정체성이나 현재적 의미가 새롭게 부각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역학 관련 전문단체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실향민문화축제는 기존의 실향민문화를 개별적으로 나열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스토리텔링해 핵심가치와 의미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기존의 실향민 문화의 핵심가치는 ‘분단의 애환’과 ‘고향상실’이었지만, 이 같은 가치로는 실향민 문화의 현재적 가치를 드러내고 미래세대와 만날 수 있는 접점이 작아질 뿐”이라고 지적했다.
김 전 국장은 청호동 실향민의 초기 거주지는 미군용선이나 청호동 앞바다에 떠다니는 드럼통이나 박스로 만들었고, 또한 공동 변소를 사용하고 청초호 건너 토착민의 우물터에서 우물을 실어왔다는 측면에 주목했다. 이에 실향민 문화의 핵심가치로 한국전쟁으로 인한 고향 상실의 비극적 현실에서 아무도 살지 않는 청호동 모래사장에 자신만의 삶을 일군 ‘고난극복에 의한 자기실현’과 ‘자원재활용’, ‘공유경제’를 제시하고, 이를 스토리텔링하고 콘텐츠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에 꽃 피우는 한반도의 평화를 미래 가치로 삼아야 한다는 점도 거론했다. 이를 위한 ‘스토리텔링 공모전’도 필요하다고 했다.
“실향민문화 주제공연 상설화해야”
이어 실향민문화의 문화콘텐츠화로 공연이나 영상, 체험, 교육 전략을 제시했다. 김 전 국장은 구체적인 방안으로 “속초시 실향민문화촌에서 주말마다 실향민 문화를 소재로 만든 주제공연을 상설화 하고, 다양한 체험과 관련 상품을 판매한다면 실향민문화축제는 연중 홍보되면서 시공간성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속초사자놀음 공연, 탈체험, 탈만들기, 캐릭터의 브랜딩 △실향민 스토리의 창작 주제공연 △청호동에 실향민을 테마로 한 문학관 건립 △고속버스터미널~시외버스터미널 도보여행 코스 개발 △실향민 예술작품을 활용한 통합문화예술교육 △청소년 특화프로그램 △실향민이 만들었던 집을 다양한 재활용품으로 만드는 미술 퍼포먼스 등도 제안했다.
실향민 스토리 공연과 관련해 ‘삽세아마이’라는 별명을 가진 김송순(청호동, 함경남도 북청 출신 실향민)이 어린 자식과 함께 속초에 정착하고 음식 장인이 되는 이야기는 실향민 여성의 관점에서 청호동의 장소성, 실향민 음식문화, 놀이문화를 담을 수 있다고 했다.
김 전 국장은 마지막으로 실향민문화축제 활성화를 위해 축제를 주관하는 속초축제위원회의 조직 강화가 필요하다는 점도 언급했다.
속초시실향민문화축제는 지난 2016년 ‘제1회 전국 이북실향민 문화축제’로 시작해 2017년엔 ‘2017 실향민 문화축제’, 지난해엔 ‘2018 실향민 문화축제 아바이’란 타이틀로 개최됐다. 축제 주관은 1회는 속초시립박물관이, 2회부터는 속초축제위원회가 맡았다.
김인섭 전 국장은 현재 속초문화원 상도문문화마을 사업 프로젝트 매니저로 활동하고 있다.
장재환 기자 semin2748@naver.com
2017년 실향민문화축제에서 속초지역 문화예술인들이 함께 만든 창작극 ‘청사초롱’을 공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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