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초등학교 학생들이 모여 녹색회 도우미 어머니가 학생들을 데리고 길을 건너기 시작하면 몇 안 되는 차량이지만 어린 학생들이 다 건너갈 때까지 기다려준다.
‘사진 1’은 바로 차량은 멈추고 어린 학생들은 안전하게 길을 건너가고 있는 모습이다.
지금은 이런 모습을 이곳에서는 볼 수 없다. 물론 신호등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우리 동네는 단독주택지여서 젊은이들이 떠나고 없어 아이들의 뛰노는 모습과 소리가 멈춘 지 오래다.
‘사진 1’은 1971년경 촬영한 것으로 사진 왼편에 속초중학교 시멘트 블럭 울타리와 학교 건물 일부가 보인다.
필자가 등교하던 시절(1959∼1961)에는 울타리가 철조망과 높이 자란 버드나무들이었다. 당시 학교 주위 버드나무는 동편에는 그대로 있었지만, 남쪽의 버드나무들은 후에 수양버들 등 다른 수종으로 바뀌었다. 봄이면 꽃가루가 날렸지만 주위에서는 그에 대하여 별 불평이 없었다.
사진의 ‘동아약국’ 건물의 ‘센추리 미장원’이 후일에는 ‘동아미용실’이 된 후, 1980년대 말에 이전하였으며, 동아약국 건물 옆에 ‘개성자전차점’이 있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서 없어졌다.
‘동아약국’은 1968년 7월 12일 문을 연 후 지금까지 51년 간 같은 장소에서, 같은 상호로, 같은 약사(안홍신)가 운영하고 있는 우리 동네에서 가장 오랜 된 상호다. 근년에 같은 장소에 4층 건물을 신축하여 1층 동아약국, 2층 안과, 3층 피부과 병원이 들어섰다
이런 변화가 우리가 살고 있는 속초 발전의 대표적인 모습이 아닐까 하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속초중학교가 이곳에서 떠난 후 많은 변화가 있었다. 필자가 다니던 교정에는 ‘교동우체국’이 들어섰고, ‘바른정형외과’가 이전한 후 ‘동아서점’이 들어왔다. 빈터로 있던 곳에는 20층의 오피스텔 ‘불루핀’ 건물이, 교문이 있던 곳에는 ‘문우당’이, 교정 서남쪽 ‘한반도 지도형의 연못’이 있던 곳에는 ‘믿음치과와 장외과’ 건물 등이 있다.
매 순간순간 담겨진 사진의 변화 속에 우리의 삶이 있었다.
다음에는 개업한 후 불과 30m 정도의 거리로 이전해 50년 이상 같은 상호, 같은 사람이 경영하는 우리 동네에서 가장 오래된 또 다른 상호를 소개한다.
이춘복
속초의 바른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
설악신문사 이사
사진 1. 1971년경 촬영한 속초초등학교 학생들 등교 모습.
사진 2. 2019년 동아약국 일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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