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1967년 지리산이 국립공원 제1호로 지정되면서 현재 전국에 22개의 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크기는 서울 면적(605km)의 11배 규모를 갖고 있다.
설악산(1708m)은 1970년에 다섯 번째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주봉인 대청봉을 중심으로 내설악, 남설악, 외설악으로 나뉘고 중청, 소청, 화재봉 등 30여 개의 높은 산봉우리가 웅장하게 펼쳐져 있다. 설악산은 최고의 지형경관을 자랑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단풍이 시작되는 산이기도 하다. 특히 겨울철에는 토왕성폭포에서 빙벽등반과 히말라야 등반을 위한 훈련캠프를 열기 위해 전국에서 수많은 산악인들이 찾고 있다.
설악산은 1982년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속초시에 국립산악박물관과 등산학교가 문을 열어 그 가치를 더하고 있다.
북한산(837m)은 서울 북부와 경기도 고양시의 경계에 위치하고 있으며, 남으로 북한산과 북으로 도봉산으로 나뉘어져 있고, 1983년에 열다섯 번째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백운봉을 정상으로 인수봉, 만경대가 큰 삼각형으로 놓여 있어 고려시대에는 삼각산으로 불리기도 했다. 조선 순조 16년인 1816년 7월에는 북한산 남쪽 비봉 꼭대기에 있던 무학, 도선의 비(碑)로 알려진 것을 추사 김정희가 김연경, 조인영과 함께 신라 진흥왕의 순수비로 밝혀 세상에 알리기도 했는데, 이 비는 국보3호로 지정되어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북한산은 단위 면적당 가장 많은 탐방객이 찾는 국립공원으로 기네스북에 기록되기도 했다. 연 평균 탐방객 수가 500만 명에 이를 정도로 수도권 2천만 시민들의 자연 휴식처로 사랑 받고 있다.
이렇게 천하의 명산으로 소문난 두 산이 땅을 파고 굴을 뚫어 열차가 지나가는 문제로 세간에 이름을 올리며 다시금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북한산은 지하 460m에 터널을 내어 GTX 열차가 지나도록 수도권 지역 시민들의 교통난에 숨통을 열어 주었으나, 설악산은 세 차례에 걸친 환경영향평가 문제로 계속해 발목이 잡혀 있다. 환경부가 내린 결정에 지역민들은 형평성의 논리로 맞대응하고 있으나 속시원한 결론을 기대하기 어려울 듯 싶다.
환경문제와 개발논리가 대척점에 서 있지만, 단풍이 피고 눈 내린 설악산을 열차의 창을 통해 바라보는 아름다움을 많은 국민들이 원하고 있다는 것을 관계당국에서도 알아주길 바라며, 대통령의 공약(公約)이 초미세먼지처럼 날리는 공약(空約)이 되지 않길 기대해 보자.
<박희철 속초YWCA 상록수학교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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