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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 문화로 거닐다<167> / 간판이야기⑤ 브릭스 블록 482
문화로 소통하는 공간, 커피는 거들뿐
등록날짜 [ 2019년02월04일 13시05분 ]

뉴트로. 새로움(New)과 복고(Retro)를 합친 신조어로, 복고(Retro)를 새롭게(New) 즐기는 경향을 말한다. 예전에도 복고의 유행은 자주 있던 일이다. 과거에 유행했던 디자인이 수십년 뒤에 다시 비슷한 감성으로 유행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유행하는 뉴트로는 자기만의 색깔을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복고감성이 트렌드라는 단어로 얽매이지 않음을 보여준다. 트렌드여도 다중에게 휩쓸리지 않는 분명한 철학이 있는 것이다.
지난해 연말 문을 연 ‘브릭스 블록 482’(이하 브릭스)의 첫인상은 뉴트로 감성 그대로인 공간이었다. 지난해부터 속초의 핫플레이스가 된 ‘칠성조선소’가 속초의 산업유산으로 지역 고유의 색깔이 분명하게 드러나는 공간이라면 ‘브릭스’는 공간 자체가 자기 색깔을 드러내는 곳이었다. 청년몰이 들어설 예정인 구 속초수협 인근에 오랫동안 방치된 건물의 외관을 그대로 간직하면서 주인 고유의 공간철학을 바탕으로 고집스레 서 있는 곳이다.

오래된 집, 변화하는 자연, 비어있는 공간
대표 박재일(33)은 나이보다 더 앳되 보이는 청년이다. 서울 출신으로 속초를 너무 좋아하는 아버지 덕에 한 달에 두어번 정도는 속초에 다녀갔다. 덕분에 다른 곳은 제대로 여행을 하지 못했다.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했지만 장사가 좋았다. 대학 졸업을 하고 분당과 안양에서 고깃집과 술집을 했다. 또래처럼 여행을 가거나 문화를 즐기는 일은 하지 못했지만 열심히 노력하고, 돈도 제법 모았다. 시간이 좀 흐르자, 갈증 같은 것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가슴 한 구석이 비어있는 느낌이었다. 그때 아버지가 속초에 건물을 구입했다며 새로운 사업을 제안했다. 한 달간 여행을 다니며 생각을 정리했고 지금과 같은 모습의 브릭스를 콘셉트로 잡았다. 새로 건물을 짓지 않고 기존의 건물을 비워내면서 조금 다른 감성의 공간을 창출하는 것이다. 특히, 각 공간을 의자와 테이블로 채우는 기존의 카페와 달리 최대한 비워내는 공간을 구상했다.
“아버지가 제 디자인 콘셉트를 보고는 바로 거부를 하셨어요. 부둣가 근처에서는 횟집이나 대게집을 해야 하는데 카페도 맘에 안 들어 하셨고요. 하지만 결국 설득했고 제가 생각하는 공간을 만들었어요.”
박 대표의 디자인 콘셉트는 자유로운 개인의 표현과 문화의 소통이다. 가게에는 2인용 테이블만 두고, 벽쪽으로 벽돌의자를 배치했다. 1층의 가운데는 비워두고, 2층은 미로형태의 블록을 만들었다. 어떻게 앉든, 몇 명이 앉든 조금씩 다른 느낌을 스스로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 또 다른 특징은 변주이다. 강릉의 젊은 목수와 함께 가장 공을 많이 들인 벽면의 나무구조는 차가운 질감의 돌에 따스한 온기를 넣어주는 변주이다. 2층에서 3층 루프탑으로 올라가는 벽면으로 3면의 창을 만들었다. 각각 동해바다와 청초호, 설악산이 보이는 구조이다. 자연갤러리라고 이름 붙인 이 공간은 아침 저녁, 봄여름가을겨울 등 매일 변하는 자연의 모습을 만날 수 있도록 조성했다. 오래된 집, 변화하는 자연, 비어있는 공간은 브릭스의 디자인콘셉트이자 소통을 위한 박 대표의 고집처럼 보였다.

카멜레온 같은 문화공간 꿈꿔
브릭스 1층부터 2층, 루프탑까지의 특징 중 하나는 무엇이든 채워넣을 수 있는 비움이다. 박 대표는 왜 비웠을까?
“저희 카페는 아직 본격적인 홍보를 안 해서 속초분들이 많이 오세요. 서울칼국수 단골 어르신이나 중고등학생이 많은데, 이분들이 자연스레 같은 공간에서 어울려요. 고깃집이나 술집이 세대별로 배타적인 공간인데 카페에서는 서로 어울리는 풍경을 만들어내죠. 여기에 다양한 문화소통이 이뤄질 수 있도록 가운데를 비운 거예요. 미술 작가의 작품이나 작은 공연 등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예술감성이 저에게 또 다른 손님이고, 이곳에 방문하신 분들과 어울릴 수 있도록 만들었어요.”
손님과 문화콘텐츠에 따라 작은 변화를 만들면서 소통을 하는 카멜레온 같은 문화공간을 꿈꾸었다는 이야기다. 현재 주차장으로 사용하는 입구 공간도 스탠드를 만들어 야외 공연이 가능하도록 만들 예정이다.
개업 한달, 속초살이도 한달. 속초가 좋아 자주 찾은 그에게 이제 속초는 새로운 꿈으로 정착하는 곳이다. 그에게 속초는 어떤 곳일까 궁금했다.
“속초는 자기 색깔이 분명히 있는데 그 색깔을 제대로 드러내지 못하는 것 같아요. 색으로 치면 속초는 초록색인데 숲이나 나무같은 초록색이 아니고 풀밭같은. 멀리서 보면 다 같은 녹색 풀처럼 보이는데 자세히 보면 네잎클로버처럼 자기 모습이 분명 있어요. 제 가게를 통해 그 색을 분명히 보여주고 싶어요.”
지난주에 고성에서 갤러리를 하는 작가가 찾아와 미술 전시를 의논했다고 한다. 속초의 젊은 예술인들도 브릭스에서 문화소통을 할 수 있도록 외연을 확대하고 싶다는 이야기도 한다. ‘블릭스 블록 482’가 속초의 색깔을 제대로 담을 수 있는 공간이 되기 바란다.
김인섭 전문기자
‘브릭스’ 박재일 대표는 자신의 공간이 속초의 색깔을 담을 수 있는 문화공간이 되길 바란다.
2층에서 3층 루프탑으로 가는 곳에 위치한 자연갤러리. 시시각각 변화하는 속초의 자연을 만날 수 있다.(사진출처 : https://blog.naver.com/qkdial/221426699136)
뉴트로의 감성과 비움의 철학으로 만든 공간. 자유롭게 개인을 표현할 수 있는 디자인 콘셉트는 지역의 문화예술인이 브릭스 공간을 활용하기 바라는 마음이 담겼다.(사진출처 : https://blog.naver.com/qkdial/221426699136)
브릭스 블록 482의 간판.
 

설악신문 (soraknews@soraknew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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