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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내편, 네편 그리고 우리편
등록날짜 [ 2019년02월04일 11시10분 ]

지난해 민선7기 속초시장을 선출하는 선거기간 동안 시민들께서 강력하게 주문한 것이 “내편 네편 가르지 말고 제발 무분별한 난개발을 방지”해 달라는 것이었다.
속초시의 2018년도말 기준 인구는 3만7,993가구 8만1,682명으로 2017년도말 대비 591명이 감소한 반면, 주택보급률은 2018년 112%, 현재 추진 중인 건축물이 모두 계획대로 준공된다면 2022년 13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강남보다 속초가 대세, 서울시 속초구”라는 개발붐에 취해 전체면적 105㎢에 국립공원구역 63%(67㎢)를 제외하면 도시가용면적이 38㎢에 불과한 속초시에 2016년부터 무계획하게 인허가된 초고층 대형 아파트와 생활형 숙박시설 등이 무려 33개단지에 1만2,347세대(실)에 이르고 있지만 인구를 유입하는 컨벤션센터, 대규모 관광시설 등의 건축은 아예 한건도 없다. 특히, 대형건축물 건립붐으로 최근 5년 동안 속초시가 거두어들인 세수는 고작 82억원 뿐인데 비해 무분별한 개발에 따른 시민들의 고통지수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82억원의 수십, 수백배에 이를 것이다.
이로 인한 신규 아파트값과 토지가격의 가파른 상승으로 원주민들의 내집 마련 꿈은 사라져 버렸고, 치고 빠지는 외지업자들의 배만 불리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동해·동서고속도로 개통과 평창동계올림픽이라는 대형 호재에 대한 약발이 시들해졌음은 물론 지난해 정부의 9.13부동산대책 이후 수도권 수요자들의 대규모 이탈이 현실화되면서 속초지역의 부동산 시장은 거래절벽에 부딪혀 있고, 급기야 지난해 말 주택도시보증공사로부터 제28차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선정되기에 이르렀다.
현재, 인허가를 마친 일부 사업체들도 미분양 공포에 휩싸이면서 수개월째 착공을 미루고 있고, 이로 인해 속초시 일부지역은 야간이면 주민들의 통행이 어려울 정도로 우범지역화 되고 있으며, 해당지역 주민들 또한 매매잔금이 제때에 지급되지 않으면서 엄청난 불편을 호소하고 있으나 마땅한 보호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지난 1월 14일~1월 17일까지, 8개동을 직접 찾아다니며 동단위 각계각층의 시민들을 모시고 ‘희망속초 미래설계보고회’를 가졌고, 참석하신 대다수의 시민들은 무분별한 난개발에 대한 매서운 질책과 함께 속초시의 실효성있는 강력한 대책을 요구하였다.
늦었지만, 지난해 속초시는 많은 고심 끝에 도심 난개발을 방지하고 우수한 자연경관을 보존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속초시 도시계획조례 개정안을 성안하였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여러 가지 건설적인 의견과 함께 반대의견을 가진 일부 단체들이 연명으로 신문지상에 반대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속초시민들이 마치 내편, 네편으로 양분되어 반목하는 모습으로 비추어지게 되어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였다.
부산 해운대와 인천 송도의 초고층 아파트 건립을 비교하며 오히려 규제완화를 요구하였는데, 이는 나무만 보고 숲은 보지 않는 근시안적 비교이다. 부산이나 송도는 대규모 관광시설이나 컨벤션센터, 제조시설 등이 건설되면서 많은 인구가 자연스럽게 유입되기 때문에 초고층 아파트가 건립되고 있는 것이다.
시장은 시민의 이익을 대변하고, 시민으로부터 표로 심판을 받는 선출직이다. 왜 선출직 시장인 필자가 편안한 꽃길을 마다하고 험난한 가시밭길을 가려고 하는지는 오로지 시민의 편안함과 속초시의 미래를 생각하기 때문이며, 소수의 큰 목소리가 아닌 작은 목소리를 가진 대다수의 시민들이 ‘시의 주인인 갑’이기 때문이다.
이제, 더 이상 외지의 무분별한 투기자본에 의해 속초시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훼손되고 원주민인 시민들이 피해를 보는 일이 있어서는 아니 될 것이다.
또한, 산과 바다, 호수와 온천 등 천혜의 자연환경자원을 근간으로 형성된 속초시는 아름다운 자연환경 때문에 연간 1,700만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찾아오고 있으나, 이 아름다운 관광도시를 황량한 초고층 아파트 빌딩숲으로 만든다면 관광객들의 발길은 끊어지게 되고, 도시는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이다.
지금 우리들이 살고 있는 이 도시는 우리의 것이 아니라 후손들에게 잠시 빌린 것으로 늦었지만 우리들은 후손들에게 아파트 빌딩숲이 아닌 체계적으로 잘 보존된 관광도시를 물려주어야 할 의무가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속초시는 제2종 일반주거지역의 층수를 25층 이하로 제한하고, 일반상업지역내 무리한 과밀 개발을 방지하기 위해 용적률을 900%에서 700%로 낮추는 안을 골자로 한 속초시 도시계획조례 개정안을 지난 1월 25일 속초시의회에 제출하였다.
이 조례안은 항구적인 것이 아니라 개발여건이 변하고 시민적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언제라도 시의회의 동의를 받아 현실에 맞게 개정이 가능하며, 기존 인허가된 건축물은 이 조례의 적용 대상이 아님을 분명히 밝혀 둔다.
내편, 네편이 아닌 모두가 우리편이라는 포용적 관점에서 조례안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시민들의 바닥 민심을 확인하고 원안대로 처리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해 본다.

김철수
속초시장

 

설악신문 (soraknews@soraknew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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