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가 지난 13일부터 3일 째 한반도를 강타한 가운데 속초시에서도 지난 15일 미세먼지로 도심 전체가 뿌옇게 변하는 등 그동안 ‘미세먼지 청정지역’으로 인식되어온 설악권이 더 이상 미세먼지로부터 안전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성과 양양지역도 이날 안개가 낀 것 같은 뿌연 하늘이 하루 종일 지속됐다.
■미세먼지 엄습에 시민들 불안=전국 대부분의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기록한 15일 속초지역도 미세먼지(PM 10)와 초미세먼지(PM 2.5) 모두 ‘나쁨’ 상태를 보였다.
지난 15일 오전 한 때 초미세먼지가 ‘매우 나쁨’ 수준을 보인 속초지역은 하루 종일 미세먼지로 도심 전체가 뿌옇게 변해 시야가 답답했다. 평상시에는 속초 교동항에서 선명하게 보이던 조양동 고층 아파트 건물들이 이날은 미세먼지로 건물 윤곽이 흐릿하게 보였다. 속초8경의 하나인 청대산은 이날 산의 형체만 흐릿하게 보였고, 설악산은 아예 미세먼지에 파묻혀 보이지 않았다. 시민들 또한 대기질이 나빠지자 외출을 자제해 도심은 한산한 모습이었다. 마스크를 쓰고 종종 걸음을 하는 시민들의 모습도 보였다.
고성군도 14일과 15일 미세먼지 ‘나쁨’으로 기록됐다. 환경부 대기환경정보 사이트인 에어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5일 고성지역의 미세먼지 농도는 평균 113㎍/㎥을, 오전 3시에는 최고 146㎍/㎥을 기록해 ‘나쁨’으로 나타났다. 같은 날 초미세먼지 농도는 평균 80㎍/㎥을 기록했고, 오전 3시에는 107㎍/㎥까지 올라가 ‘매우 나쁨’을 기록했다.
‘우리동네 대기정보’ 앱을 통해 확인한 양양지역은 지난 15일 초미세먼지(50㎍/㎥)와 미세먼지(90㎍/㎥) 모두 ‘나쁨’으로 나타났다.
국내 미세먼지 기준에 의하면 미세먼지는 81~150㎍/㎥일 때 ‘나쁨’, 151㎍/㎥ 이상일 때 ‘매우 나쁨’으로, 초미세먼지는 36~75㎍/㎥일 때 ‘나쁨’, 76㎍/㎥ 이상일 때 ‘매우 나쁨’으로 나타낸다. 초미세먼지가 ‘나쁨’ 단계일 경우 장시간 또는 무리한 실외활동을 자제해야 하며, ‘매우 나쁨’ 단계에서는 목의 통증과 기침 등의 증상이 있는 사람은 실외활동을 피해야 한다.
속초지역의 미세먼지는 15일 오후 늦게 ‘보통’으로 회복됐으나, 초미세먼지는 계속 ‘나쁨’ 단계를 보였다.
문제는 ‘미세먼지 청정지역’으로 인식되어온 설악권이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점에서 시민들이 불안감을 나타내고 있다. 속초를 비롯한 영동지역은 태백산맥이라는 지형적 특성 때문에 그동안 미세먼지 안전지대로 인식돼 왔다.
한 시민은 “이제 우리 지역도 미세먼지 청정지역이 아니어서 가족들의 건강을 위해 약국에서 마스크 한 상자를 구입했다”고 말했다.
■시·군 대기질 측정 제공=속초시는 지난 15일 시내 중심지역인 금호동주민센터 옥상에 대기오염 측정시스템을 설치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시는 그동안 인근 고성군과 강릉시에 설치된 국가측정망 자료를 제공받아 왔다. 시는 측정된 대기질 정보를 알리미 전광판 2개소와 시 홈페이지를 통해 실시간 제공하기로 했다.
고성군은 지난해 7월 간성읍 상리공공센터에 대기오염 자동측정소를 설치했으며, 오존과 아황산가스,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이산화질소, 일산화탄소 등 6개 항목의 대기질을 상시 측정해, 그 결과를 에어코리아, 강원도대기환경정보를 통해 실시간으로 공개하고 있다.
양양군은 지난해 12월 군의회 3층 옥상에 대기오염측정망을 설치하고 운영에 들어갔다.
군은 스마트폰과 홈페이지 외에도 양양전통시장에 전광판을, 낙산사 매표소 입구에는 안심 그린 존 부스를 설치해 주민과 관광객들이 실시간으로 대기질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고명진·김주현·우지현 기자
지난 15일 속초 교동항에서 바라본 조양동 아파트들. 평소보다 운곽이 흐릿하고 뿌옇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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