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흥남 서북부지역이 42년만의 가뭄으로 저수율이 바닥을 들어내는 등 역대 최대 수준의 비상사태가 발생했다.
속초시도 지난해 강수량 부족으로 청호천을 기점으로 남북 두 지역으로 나누어 밤 10시부터 아침 6시까지 제한급수를 실시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물은 우리 인간에게 필수재이며 우리 몸 전체의 70% 이상이 물이다. 우리는 생존을 위해 하루에 2.5~3리터의 물을 마셔야 한다.
우리 몸은 물이 1~2% 부족하면 심한 갈증을 느끼고 5%가 부족하면 죽음에 이른다. 우리나라는 예부터 금수강산에 산자수명해서 맑은 물을 얻는데 대가를 지불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물은 공짜 즉, 싼 것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이젠 물은 공짜 자유재가 아니다. 맑은 물을 얻기 위해서는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수돗물은 정수장에서 생산되는 엄연한 공산품이다.
물은 석유에 뒤지지 않는 수자원의 반열에 올라섰고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전략적 자원으로 지위가 격상되었다. 그래서 물은 ‘블루골드(푸른 황금)’라고 부르는 시대이다. 과학자들은 21세기에는 풍부한 수자원을 보유한 국가가 자원국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앞으로 국가 간 경쟁은 수자원 보유 국가와 못 가진 국가 간의 경쟁으로 귀착될 것이라고 예언하고 있다.
우리나라 수자원의 특징을 보면 강우량이 연도별, 지역별, 계수별 분포의 변동이 커 수자원 관리가 어렵다. 특히 계절별로 보면 전체 강수량의 2/3가 6~9월에 집중되며, 여름에는 홍수가, 겨울과 봄철에는 가뭄이 빈발한다. 그러나 정부나 국민들이 수자원의 위기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진정한 위기이다.
속초시는 10년 전부터 식수난 해결을 위해 홍수 시 바다로 유출되는 하천수를 확보하는 방안을 놓고 양양군과 협의를 벌여왔지만 연어자원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어 고성군에 위치한 학사평 저수지의 물을 생활용수로 끌어 들이기 위해 고성군과 50차례 넘는 마라톤협상을 했지만, 농업용수 부족과 용천천 건천화를 우려하는 인근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한마디로 물 건너 간 꼴이다.
지난해 윤성규 환경부 장관이 속초시를 방문했을 때 영북지방의 심각한 생활용수 기근 현상을 확인하고 상수도 정비기본계획 등을 보고받은 바 있으나 정부 예산 지원 약속은 없었다. 속초시의 재정자립도는 전국 최하위 20% 수준이다. 윤 장관은 특히 한해 상습지역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 상수도 물값을 받으니 자부담도 당연히 부담해야 한다는 수익사업성 원칙이야말로 21세기 행정 다양성에 비추어 볼 때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현실에 안주하고 있다고 본다. 더구나 속초항은 북방 항로의 전진기지로 국제항의 크루즈 모항으로 항만기능이 날로 향상되어 국제 추세로 볼 때 대형 선박 기항 시 급수 보충을 위한 용수 확충 사업이 불가피하다. 정부는 이러한 실정을 면밀히 검토해서 전액 국비지원을 최우선 순위에 두어야 한다고 본다.
속초시 2016년도 상수도 일반 현황에 따르면 대체 수원 개발의 일환으로 1)암반 지하수 확보, 2)쌍천 상류에 지하댐 추가 건설, 3)노후관로 교체 개선을 통한 누수 절감, 4)해수 담수화 사업 등 장기 사업 계획을 수립했다.
문제는 ‘돈’이다. 전액 정부 지원 없이는 수량 부족 기근 현상 해결책은 요원한 실정이다.
필자는 제안한다. 이제 시민은 하나로 뭉쳐야 살아갈 수 있다. 시장을 위시해 도·시의원, 각급 사회단체 등과 상설 협의체를 만들어 용수 확보 범시민운동으로 승화시켜 정부 국비 지원을 강력하고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또 속초시민은 물 보호를 위해 애수, 절수, 친수 삼수 운동을 전개하는 한편 물을 마시려면 응분의 대가를 지급해야 한다는 혁명적 의식 변화에 앞장서야 한다.
박명근
전 사단법인 대한언론인회 복지기금 위원장
현 속초공정사회 실천시민회 회장
|
